은행·보험은 순이익 기준인데
증권사는 손실 감안하지 않고
모든 거래 이익 전체가 과세돼
금융·보험사에 부과되는 교육세율을 0.5%에서 1.0%로 두 배로 올리는 정부안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되면서 내년부터 금융권의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은행·보험업권보다 증권업권의 반발이 거센데, 손실을 반영하지 않는 현행 과세 체계가 그대로 유지된 채 세율만 오르면 사실상 증권사들만 세금이 폭증하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2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교육세 인상안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부쳐질 예정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교육세율은 금융·보험사의 수익 1조 원 초과분에 대해 현행 0.5%에서 1.0%로 인상된다. 국회 조세소위원회에서는 유가증권 손익통산(이익과 손실 합산)을 허용하자는 야당 제안이 무산돼 본회의로 넘어가게 됐다.
개편안으로 금융권 전체의 세 부담이 커지지만 과세 방식의 차이로 증권사가 특히 불리하다는 지적이 많다. 현행 교육세법은 유가증권(주식·채권) 거래에서 발생한 손실을 빼 주지 않는다. 보험은 책임준비금·재보험료 등 비용을 차감한 ‘순이익’ 기준이고, 은행도 외환·파생상품 손익을 합산해 세금을 내지만, 증권사는 손실을 차감하지 못한 채 이익 전체가 과세표준이 된다. 즉 주식 매매에서 100의 이익과 100의 손실이 동시에 발생해도 이익 100 전체가 과표로 잡힌다. 업계는 “실제 수익이 없어도 세금이 부과되는 구조”라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증권사는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 운용 과정에서 위험을 줄이기 위한 주식·채권 매매가 잦다. 이 과정의 이익까지 과세 대상에 포함되다 보니 헤지를 많이 할수록 세금이 늘어나는 구조라는 불만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는 “이익과 손실 합산이 허용되지 않으면 국채 거래 부담이 커져 시장 유동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도 부담이다. 배드뱅크 재원 분담과 과징금 부과에 교육세 인상까지 겹치면서 ‘삼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 교육세 납부액(2023년 기준 1조5480억 원) 가운데 1조2658억 원(81.8%)이 수익 금액 1조 원 초과 금융사 59개에서 나왔다. 이 중 은행이 5497억 원으로 가장 많고, 보험 4412억 원, 증권·카드 2749억 원 순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은행들이 교육세 인상분을 금리에 전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은행법 개정안도 추진 중이다.
박정경 기자, 김지현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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