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증금 4억미만’ 조건매물 없어

 

부동산 규제에 전세가 치솟아

요건 맞는 주택도 외곽지 뿐

서울시가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공공임대주택인 ‘미리내집’ 4가구 중 3가구는 정책대출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리내집 전세보증금은 통상 시세의 80% 수준으로 책정되는데,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 요건인 ‘보증금 4억 원 미만’에 해당하는 매물이 씨가 마르고 있어서다. 미리내집은 무주택 신혼부부가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인 만큼 정책대출 자격 요건 상향 등 현실을 반영해 정책 취지를 제대로 구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일 부동산 업계 및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따르면 제6차 장기전세주택2(미리내집)로 공급되는 전체 400가구 중 26%만 보증금이 4억 원 이하로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인 ‘버팀목 대출’ 대상에 해당된다. 나머지 74%는 보증금이 4억 원을 초과해 버팀목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미리내집은 이달 제6차 입주자를 모집한다. 신청 대상은 혼인신고 7년 이내 신혼부부 또는 입주 전까지 혼인한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예비 신혼부부다. 부부 모두 공고일 5년 이내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

미리내집은 기존 임대주택과 달리 연봉 1억 원 넘는 맞벌이 가구도 도전할 수 있어 페널티로 인식되던 ‘결혼 후 불이익’ 우려를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맞벌이 가구를 위한 소득 규정도 신설됐다. 전용 60㎡ 이하는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180%(2인 기준 974만 원) 이하 맞벌이 부부도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로 실수요자 중심 전세시장에서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이 뚜렷해지면서 정책대출이 가능한 물량은 급감했다. 공고문을 살펴보면 보증금 4억 원 이하인 주택은 대부분 외곽지에 있거나 다세대주택 등 비아파트다.

미리내집에 당첨돼도 입주 시기 자금 부담이 가중돼 소득보다 자산이 적은 신혼부부들이 활용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혼부부 전용 전세자금대출은 금리가 연 1.9∼3.3%로 시중은행보다 낮아 공공임대주택 입주자가 주로 활용해온 상품이다. 정책대출을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시중은행 일반대출을 이용해야 하는데,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는 최근 4%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어 보증금 인상과 더불어 주거비 부담은 크게 늘고 있다.

정책 효능감이 낮아지면서 경쟁률도 하락했다. 앞서 5차 미리내집 평균 경쟁률은 39.7대 1로, 직전 64.3대 1에 견줘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소현 기자
이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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