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허위사실 적시 없고, 무기정학은 가혹”…징계 효력 정지 결정
4일 오후 무기정학 불복소송 첫 재판…담장 넘는 학내 갈등
경북의 한 사립대가 학과 교수 자녀의 성적 특혜 의혹을 대해 제기하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린 학생에게 무기정학 처분을 내려 학교 안팎에서 논란이 커진 가운데, 법원이 “징계처분이 무효로 될 개연성이 상당하다”며 불복소송을 진행 중인 학생 측에 힘을 싣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안동지원 민사부(재판장 이정목 지원장)는 경북의 한 사립대 재학생 A 씨가 B 대학법인을 상대로 낸 무기정학 징계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심리하고 “징계처분은 무효로 될 개연성이 상당하다”며 최근 인용결정을 내렸다.
B 대학 간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A 씨는 지난 5월 27일 실습 수업 직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비리남매 오빠 여친ㄴ(년)이 (실습 파일)을 같은 조원한테 공유했다. 누가 A+ 나올지 확정이다’ ‘비리 친구 3명이 교수 평가 체크리스트 갖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다음날 삭제했다.
B 대학 간호학과에는 대학 본부의 교무행정도 겸하고 있는 C 교수의 자녀 2명이 재학 중이다. 앞서 대학생활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남매가 반 배정 등에서 특혜를 받고, 시험·실습 문제 내용을 유출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익명글이 여러번 게시되기도 했다. B 대학이 지난 9월 ‘학원 풍기를 문란하게 하는 언동을 했다’ 등의 이유로 무기정학(2주 이상) 처분을 내리자, A 씨는 불복소송과 함께 가처분을 냈다. 본안소송에 해당하는 징계처분 무효확인소송 첫 재판은 이달 4일 같은 법원에서 열린다.
재판부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허위 사실이 적시됐다고 보기 어렵고, 표현에 과장되거나 부정확한 부분이 있더라도 부정행위에 대한 의견이나 불만을 표현한 수준”이라며 “인스타그램 게시글을 게시한 경위 및 게시한 기간, 채권자의 평소 학업 성적, 징계 경력 등을 고려하면 (무기정학) 징계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기정학) 징계가 본안소송에서 무효가 될 개연성이 상당하고, 학생이 적절한 시기에 교육을 받을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등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B 대학의 무기정학 처분의 효력을 정지했다. 재판부는 “학교 측은 A 씨가 다른 학생의 다리를 걸어 통행을 방해하거나 언어폭력도 가했다고 판단했지만 인정할 자료가 없다”며 “학교 측이 주장하는 학사행정의 혼란 등 손해도 학생에게 발생할 손해에 비하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강한 기자, 이은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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