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재 패딩’서 ‘대세 아이템’으로… 경량 패딩 열풍

 

박보검 입은 재킷 완판, 리오더

‘오픈런’ 벌어지고 40분만 품절

58만원 ‘웃돈’ 주고 거래되기도

수요 늘어나며 연중 고른 매출

사진 왼쪽은 노스페이스 홍보대사인 배우 박보검이 웨이브 라이트 온 재킷을 입은 모습. 오른쪽은 모델이 아크테릭스 인기 제품 세륨 후디 블랙 사파이어 패딩을 입은 모습. 각 사
사진 왼쪽은 노스페이스 홍보대사인 배우 박보검이 웨이브 라이트 온 재킷을 입은 모습. 오른쪽은 모델이 아크테릭스 인기 제품 세륨 후디 블랙 사파이어 패딩을 입은 모습. 각 사

“배우 박보검이 입은 경량 패딩 좀 구할 수 있을까요?”

지난달 26일 서울 성동구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 성수 직영점을 찾은 여러 손님들은 매장 직원에게 잇따라 질문했다. 박보검이 착용해 화제가 된 ‘웨이브 라이트 온 재킷’은 지난 9월 출시되자마자 초도 물량이 완판돼 곧바로 재주문에 들어갔다. 추가 물량 역시 지난달 말 공식 온라인몰에 재입고되자마자 인기 색상·사이즈 상품은 이미 품절 됐다. 한 소비자는 “예전에는 경량 패딩이 이른바 ‘아재 패딩’ ‘깔깔이’ 등으로 불리며 외면받기도 했지만, 최근엔 대세 아이템으로 떠오르며 인기 상품은 구경조차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근 노스페이스 성수 직영점 앞에는 인기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전날 밤이나 이른 새벽부터 개장을 기다리는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 물건을 사는 행위) 인파들이 몰리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아웃도어 업체들 간 판매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이상 기후와 경기 불황, 트렌드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유행에 민감한 청년층을 중심으로 경량 패딩이 활용도 높은 전천후 의류로 각광 받아서다. 과거 패딩 조끼부터 롱패딩, 푸퍼(빵빵하게 충전된 쇼트패딩) 등 겨울 의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주요 브랜드들은 차별화된 전략으로 소비자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상 경량 패딩은 두꺼운 다운 점퍼가 나오기 전인 늦여름부터 초겨울까지 판매하는 품목이지만, 최근엔 연중 고르게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주요 브랜드들은 신제품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적당한 보온성과 휴대·착용 편의성, 세련된 디자인 등이 소비자들에게 각인되며 과거에 비해 인기가 크게 늘었다.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노스페이스 명동점에서 고객들이 경량 패딩 제품 등을 살펴보고 있다.
노스페이스 제공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노스페이스 명동점에서 고객들이 경량 패딩 제품 등을 살펴보고 있다. 노스페이스 제공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25일까지 경량 패딩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240%, 같은 기간 거래액도 42%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8월 1일부터 11월 25일까지 무신사 스탠다드 경량패딩 ‘시티 레저 후디드 라이트 다운 재킷’은 누적 판매량이 5만5000장을 기록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경량 패딩은 아웃도어 활동부터 일상적 캐주얼까지 폭넓은 연출이 가능해 특히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얇은 두께 감을 갖춰 이너로 다른 외투와 겹쳐 입을 수도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와 에이블리에서도 경량 패딩 거래액과 검색량이 각각 125%, 150%가량 급증했다.

영원아웃도어는 경량 패딩 인기를 고려해 올해 노스페이스 경량 패딩 물량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렸지만, ‘품절 대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1인 1매 한정 판매를 진행했음에도 온라인몰 기준 ‘벤투스 온 재킷’은 출시 40분 만에, ‘웨이브 라이트 온 재킷’은 출시 당일 품절 됐다. 재주문을 통해 최근 공식 온라인몰에 재입고시킨 물량도 인기 상품을 중심으로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리셀플랫폼 크림에선 패션 거래액 상위 10개 상품 중 절반을 노스페이스가 차지했는데, 대다수가 경량 패딩이었다.

경량 패딩을 웃돈을 주고 구매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노스페이스 웨이브 라이트 온 재킷은 21만8000원에서 55만 원, 벤투스 온 재킷은 21만8000원에서 80만 원, 마티에 EX 다운 후디는 24만9000원에서 54만5000원 등 각각 정가보다 훨씬 비싼 금액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패딩으로 잘 알려진 아크테릭스 인기 제품인 ‘세륨 후디’ 블랙 사파이어 색상의 경우 정가는 65만 원이지만 프리미엄이 붙어 95만 원까지 거래가격이 뛰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100만 원을 훌쩍 넘는 프리미엄 다운 재킷이나 30만∼40만 원대 인기 쇼트 패딩과 비교할 때 경량 패딩의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가격 경쟁력”이라며 “실용성과 기능성을 두루 갖춘 경량 패딩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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