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열매 - 나눔으로 어둠을 밝히는 사람들

(4) 성남 삼성어린이집

 

전공자 없지만 글 쓰고 삽화 그려

1편 1000부 절반은 병원·도서관行

나머진 완판, 인세 등 191만원 기부

 

2편 판매수익 난치병 환우 도울 예정

경기도 1호 ‘착한권리’ 단체 가입

성남 삼성어린이집 최수지(여·36) 사회복지사, 이윤정(여·45) 원장, 정재영(여·28) 교사가 직접 제작한 동화책을 선보이고 있다.박윤슬 기자
성남 삼성어린이집 최수지(여·36) 사회복지사, 이윤정(여·45) 원장, 정재영(여·28) 교사가 직접 제작한 동화책을 선보이고 있다.박윤슬 기자

“기부가 거창한 게 아니에요.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중요합니다.”

이윤정(여·45) 성남 삼성어린이집 원장은 지난달 19일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합작해서 만든 동화책 시리즈 ‘반딧불이와 반짝열매’를 기자에게 들어 보였다. 이 원장은 “이 책을 제작한 학부모님과 교사들 중 전공자는 아무도 없다”며 “작지만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을 나누는 것이 기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남 삼성어린이집은 경기도 1호 ‘착한권리’ 가입 단체다. ‘착한권리’는 사랑의열매가 주관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음악·어문·미술·프로그램 저작물 등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금이나 권리를 기부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어린이집이 ‘착한권리’ 프로그램에 가입한 건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성남 삼성어린이집은 동화책 저작권자다. 삼성어린이집이 지금까지 제작한 동화책 시리즈는 총 2편으로, 동화책 인세를 전액 기부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직접 글을 쓰고 교사들은 동화책에 들어갈 삽화를 그렸다. 학부모와 교사 중 관련 전공자는 없지만,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일념하에 뭉쳤다. 지난해 제작한 1편 ‘반딧불이와 반짝열매’는 1000부를 찍었는데, 500부는 서울대병원과 도서관, 지역아동센터 등에 기부했고, 나머지 500부는 완판됐다. 인세 191만 원은 전액 기부됐다. 2편인 ‘다시 찾은 반짝열매’ 역시 1000부가 제작돼 500부는 기부, 500부는 판매 중이다. 2편에 대한 인세 역시 전액 기부될 예정이다. 기부된 수익금은 성남시의료원 등과 연계돼 난치병에 걸린 환우를 위해 쓰이고 있다. 이 원장은 “기부 금액만 놓고 보면 민망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사실 이렇게라도 기부를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동화책 제작에 참여한 학부모님들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기부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첫 번째 편을 제작할 때보다 두 번째 편을 제작할 때 학부모와 교사들의 참여 의지가 더욱 뜨거웠다는 것이 이 원장의 설명이다. 이 원장은 “처음에는 저희도 ‘정말 동화책이 나올까?’ ‘책이 팔릴까?’ 등 걱정이 많았다”며 “나름 성공적으로 1편을 제작하고 나니 2편은 교사 전원이 참여하고 싶다고 자원했다”고 말했다.

동화책을 처음 제작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 학부모의 고민 때문이었다. 해당 학부모는 어린이집에 “조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아이에게 어떻게 이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고, 어린이집 측은 ‘상실’과 ‘죽음’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설명할 수 있는 동화책을 제작하기로 했다. 이후 동화책의 판매수익금을 기부하자는 아이디어가 더해졌고 지금의 ‘반짝열매’ 시리즈가 탄생했다. 이 원장은 “기왕 하는 거면 뜻깊게 기부를 하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학부모와 어린이집의 공통 관심사인 ‘어린이’를 위한 기부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동화책 3편을 준비 중이라는 이 원장은 동화책 시리즈가 끝나더라도 기부 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학부모님들과 교직원들의 자원을 받아 헌혈증도 모아 서울대병원에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돈이나 물건을 그냥 나누는 것을 기부라고 알고 있지만, 이런 형태의 기부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며 “저희 사례를 보고 이 사람도 했는데 나도 해보자는 마음을 먹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화일보 - 사랑의열매 공동기획

이현웅 기자
이현웅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