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설립한 비영리재단이 ‘자선단체’라는 명칭과 달리 사실상 머스크의 사적 이익을 뒷받침하는 도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머스크재단의 2023년 세금신고서를 분석한 결과, 140억 달러(약 20조5000억 원)의 보유 자산을 가진 이 재단이 미국 10대 비영리단체 중 하나임에도 머스크와 밀접한 단체에 집중적으로 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재단은 지난해 총 4억7400만 달러를 기부했는데, 이 중 약 80%에 달하는 3억7000만 달러가 머스크 측근이 텍사스에서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더 파운데이션(The Foundation)’에 전달됐다. 이 단체는 운영자뿐 아니라 활동 내용까지 머스크와 긴밀하게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는 최근 텍사스에서 테슬라, 스페이스X, 보링컴퍼니를 중심으로 대규모 사업을 벌이며 사실상 ‘머스크 왕국’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슬라의 대규모 공장 ‘기가 텍사스’를 비롯한 다양한 연구시설도 모두 텍사스에 위치한다.
머스크재단이 거액을 지원한 더 파운데이션은 텍사스 내 머스크 기업 주변에서 초등학교를 운영하는 재단으로, 사실상 머스크 회사 직원들의 자녀 교육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재단은 향후 고등학교·대학교 설립 계획도 갖고 있다. 머스크재단이 2022년 이후 더 파운데이션에 기부한 누적 금액은 6억700만 달러에 이른다.
머스크재단이 기부금을 보낸 다른 단체들도 머스크와 다양한 연결고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스페이스X가 로켓 시설을 운영하는 텍사스 남부의 지역 비영리단체, 머스크의 아들이 졸업한 로스앤젤레스(LA)의 학교 등이 기부 대상에 포함됐다. 머스크의 유대인 혐오 발언이 논란이 된 뒤에는 유대인 단체에 기부한 사례도 있었다.
재단 운영 방식 또한 다른 억만장자들의 자선단체와 크게 다르다고 NYT는 지적했다. 대부분의 비영리단체가 전문가 팀을 꾸려 자선 전략을 결정하는 것과 달리, 머스크재단은 직원이 머스크 본인을 포함한 무급 자원봉사자 3명뿐이었다.
머스크는 2001년 재단을 설립한 이후 테슬라 주식 1800만 주를 재단에 넘겼다. 그는 최근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사람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돈을 기부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정지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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