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헌법학

이른바 ‘내란 3법’이 1일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내란전담재판부설치법, 형법개정안(법왜곡죄 도입),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이 계속 격화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내란 없는 내란 3법’이란 말까지 나온다. 내란은 법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그러면 헌법 제27조 제4항에 따라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는데, 어떻게 내란을 기정사실화하고 내란 3법이 먼저 만들어질 수 있는가?

그런데 내란 3법은 내용상 위헌적 요소가 너무 많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다음 5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내란전담재판부는 이미 오래전부터 위헌성이 문제가 돼 여당에서도 논외로 취급되던 것이 갑자기 법안 발의를 통해 논의의 중심에 자리하게 됐다. 이름만 바꿨지 내란특별재판부와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을 합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역대 특별재판부와 특별재판소가 헌법적 근거를 둠으로써 그 정당성을 확보하려 했던 것과 비교하더라도 위헌성을 피하기 어렵다. 이러한 위헌성은 특정 재판부의 재판을 받게 함으로써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는 점, 법원 밖에서 재판부 설치를 결정함으로써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점, 법원의 사법행정권이 침해되는 점 등 여러 측면에서 나타난다.

둘째, 전담재판부 설치법에서 내란전담 영장판사를 새로 임명하는 것이나, 피고인의 구속기간을 최대 1년으로 늘리도록 한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다. 12·3 비상계엄을 신군부 쿠데타나 5·18 이상의 심각한 문제로 보려는 건 아닌지, 이해하기 어려운 과잉 조치이다.

셋째, 재판 진행 중에 법을 바꾸는 것도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이는 헌법상 금지되는 소급입법에 해당하며, 특별한 정당화 사유가 없다면 위헌일 수밖에 없다. 특히, 형사처벌과 관련한 소급입법의 금지는 더욱 엄격하다. 형사처벌을 위한 소급입법의 금지는 실체법뿐만 아니라, 절차법에도 적용된다. 다만, 피의자 및 피고인에게 유리한 소급효는 허용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불리한 소급입법으로 형사처벌을 가하려는 것은 위헌으로 볼 수밖에 없다.

넷째, 법왜곡죄 도입은 내용상 위헌이라기보다 법체계상 중복이고 혼란이다. 판사·검사 등이 부당한 목적으로 법을 왜곡하거나 사실관계를 현저히 잘못 판단해 누군가 불리하거나 유리한 결과를 만든 경우는 직권남용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리고 직권남용죄가 없는 독일의 예에 따라 우리가 법왜곡죄를 추가적으로 둘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다섯째, 공수처의 권한 확대는 지금까지 검찰개혁을 주장하던 정부·여당의 논리와 완전히 모순된다. 검수완박의 논리는 물론, 이른바 수사·기소 분리를 주장하면서 검찰청 폐지를 결정했던 것과도 모순이다. 조직과 인력, 전문성 강화 없는 권한 확대도 모순이다. 그런데 공수처의 조직·인력을 확대하면, 사실상 새로운 검찰이 되는 것 아닌가.

이렇게 모순과 혼란, 위헌성으로 뒤얽힌 내란 3법. 도대체 어떻게 이런 법률안이 국회 법사위의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일까? 최고 품질의 입법, 국민을 감동시키는 입법까지는 아니더라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상식적인 입법, 내용과 체계에서 모순이나 위헌성은 없는 입법이 돼야 하지 않을까.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헌법학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헌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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