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경영 체제 돌입

 

‘제미나이3’ 약진에 위기감

부가 서비스 프로젝트 연기

챗GPT 품질 개선 집중키로

인력 재배치·일일회의 진행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구글 ‘제미나이3’의 맹추격에 1위 자리를 위협받자 사내 ‘적색 경보’(코드 레드)를 발령했다. 오픈AI는 개발 중이던 각종 부가 서비스 출시를 연기하고 챗GPT 품질 개선에 회사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AI 거품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업계 내 경쟁까지 치열해지자 선발 주자이자 선두를 지켜 왔던 챗GPT와 오픈AI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전날 내부 메모를 통해 직원들에게 “챗GPT가 매우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며 개인화 기능 및 속도 향상, 안전성 제고는 물론 더 폭넓은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강화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광고 사업과 헬스케어·쇼핑 AI 에이전트, 맞춤형 리포트를 생성하는 펄스 등 부가 서비스 프로젝트를 후순위로 미루고 챗GPT 품질 향상에 방점을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인력 재배치를 독려하고 챗GPT 개선을 위한 담당자 회의를 매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트먼 CEO는 다음 주 출시 예정인 새로운 추론 모델이 구글의 최신 AI 모델을 앞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챗GPT 앱을 총괄하는 닉 털리 오픈AI 부사장도 같은 날 X에 “현재 우리의 초점은 챗GPT를 더욱 유능하게 만들고 성장을 지속시키며 세상으로의 접근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썼다. 올트먼 CEO의 적색 경보 발령 배경에는 최근 구글 제미나이3 등 경쟁사들의 추격 속에 챗GPT의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제미나이3는 출시와 동시에 업계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챗GPT를 능가하는 성능을 보여 준 바 있다. WSJ는 “올트먼 CEO의 메모는 AI 경쟁에서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 오픈AI가 경쟁사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음을 보여 주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라고 분석했다.

오픈AI는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엔비디아가 오픈AI와 추진 중인 1000억 달러(약 147조 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 계약이 아직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UBS 글로벌 기술·AI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아직 최종 계약을 완료하지 않았다. (계약 성사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개월여 전 발표한 투자 이행이 계속 늦어지면서 이 역시 오픈AI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픈AI는 수익성이 낮아 생존을 위해 거의 끊임없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이는 수익으로 투자를 충당할 수 있는 구글 등 다른 기업들에 비해 재정적으로 불리한 구조라고 WSJ는 짚었다.

구글뿐 아니라 앤스로픽도 최근 추론과 전문 작업에 특화된 차세대 대규모언어모델(LLM) ‘클로드 오퍼스4.5’를 출시하며 챗GPT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앤스로픽은 또 오픈AI보다 앞서기 위해 내년 상장을 추진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은지 기자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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