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현대전이 드론전으로 바뀌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 전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이른바 드론 중심 ‘살보(Salvo)전’이다. 저가·대량·지능형 군집 드론 공격이 재래식 값비싼 지상·해상 무기체계를 격파하고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데 있다. 방어 측은 다수의 드론 공격을 막는 데 과부하가 발생해 대응 능력을 상실한다. 공격 측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비대칭 전력이다. 이제 드론은 현대전의 전략·전술과 작전 교리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러시아에 파병해 현대전을 경험한 북한이 가장 쉽게 모방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며, 이러한 드론 전술을 북한이 군사작전에 빠르게 흡수할 것이 우리의 위협이며 우려다. 북한은 이미 드론을 활용한 비대칭 전략의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2014년 이후 파주·삼척·백령도 등지에서 발견된 북한 드론은 청와대와 군사시설 촬영 흔적을 남겼고, 2022년 12월 북한의 드론 5대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수도권까지 침투했을 때 우리 군이 대응에 실패한 쓰라린 경험도 있다.
북한은 2023년 열병식에서 러시아 ‘란셋’과 유사한 자폭형 드론과 장거리 공격형 드론을 공개했다. 지난 10월 노동당 창건 기념 열병식에서는 트럭형 드론 발사 플랫폼이 등장했고, 작전반경 수백㎞로 추정되는 이들 드론은 군사기지뿐 아니라, 전력·통신·정유·물류 등 국가 핵심 기반시설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 전통적인 고가 무기체계가 아닌, 수백만 원 수준의 자폭형 드론 몇 대로도 사회 기반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위협이다.
나아가 북한은 드론을 장사정포와 미사일, 전자전 능력과 결합해 다축 공격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드론이 먼저 침투해 저고도 방공망을 교란한 후 뒤이어 미사일이나 장사정포로 타격하는 방식은 현재 우리의 방공체계로는 대응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북한이 러시아의 드론전을 모방해 시도가 예상되는 위협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다수의 소형 드론을 저고도로 동시에 투입하는 ‘살보공격’이다. 둘째, 자폭드론·순항미사일·장사정포와 연동된 드론 기반 타격 연동체계’를 구축할 가능성이다. 셋째, 전자전과 드론전의 결합을 통해 기존 방공망을 단시간 내 마비시킬 수 있다. 넷째, 드론을 미사일·장사정포·특수전 전력과 결합한 ‘복합 살보전’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드론전 양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매일 반복하는 전술이며, 북한이 가장 모방해 드론전을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드론전 준비는 단순한 군사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안보 패러다임 전체를 흔드는 도전이며, 전쟁 양상을 완전히 바꾸는 전략적 변화다. 우리가 기존 미사일 중심 방공망에 머문다면, 북한의 저가·대량·전자전 결합 드론전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미래전의 승패는 드론이 좌우한다는 사실은 이제 분명해졌다. 북한이 드론전의 실전 교훈을 흡수하는 속도보다 우리가 준비하는 속도가 느려선 안 된다.
미래전을 대비하기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크게 다섯 가지로, △대량·저비용 드론의 자체 생산 능력 확보 △AI 기반 군집기술 및 자율비행 능력 소프트웨어의 국산화 △저고도 방공체계(LAMD)의 전면적 재정비 △드론용 배터리·레이더·센서 등 핵심 부품 기술의 내재화 △드론전 중심의 교리 발전과 전문 인력 양성이 그것이다.
끝으로, 기술은 전쟁을 바꾸고, 전쟁은 국가 전략을 바꾼다. 미래전의 승패는 누가 더 많은 드론을, 더 지능적으로, 더 빠르게, 더 싸게 운용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새로운 전쟁의 문이 열렸다.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그 변화에 뒤처지지 않는 것이다. 정부의 ‘드론병 50만 명 양성’ 정책 추진의 구체화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