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

지난 2016년 3월, 전 세계는 서울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대결을 숨죽이며 지켜봤다. 인간의 직관과 기계의 계산이 맞붙은 이 대국에서 알파고가 4 대 1로 승리했다. AI가 인간 최고수를 꺾었다는 이 사실은 단순한 바둑 경기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선언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AI는 질병을 예측하고, 자동차를 운전하며, 도시의 교통을 조율하는 등 우리의 삶 전반을 바꿔 가고 있다.

산업재해 예방 역시 대변화의 한가운데 있다. 숙련자의 경험과 직관만으로는 복잡해진 산업 현장의 위험을 완벽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이제 AI를 활용해 노동자를 안전하게 지키는 ‘AI 대전환(AX)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도 시대 흐름에 발맞춰, 단순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국민이 체감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지능형 산재 예방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사고 없는 일터, 안전 대한민국’을 실현하기 위한 4대 핵심 AI 전략을 마련했다.

첫째, 공공재로서 AI 인프라 구축이다. 공단은 효과적인 산재 감소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개발한 ‘고위험 사업장 AI 예측 시스템’을 지난해부터 사업 대상 선정에 활용하고 있다. 예측 정확도는 높지만 설명력이 부족했던 기존의 한계를 보완해 사업장의 위험 요인을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제공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는 중이다. 더 나아가, 사업장에서 작업 사진을 업로드하면 AI가 위험요인을 분석해 예방 대책을 안내하고, 맞춤형 컨설팅까지 제공해 스스로 개선 사항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예방 사업이 미치지 못하는 영세·중소규모 사업장에 실효성 있는 수단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 전략은 최고의 데이터 보유와 개방이다. 공단은 AI 시대의 원유(原油)라 할 수 있는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적극적으로 개방하기 위해 ‘산재 예방 마스터 데이터’를 구축하는 중이다. 그동안 산재보험 가입 여부라는 기준상 한계가 있던 사업장 정보를 주소와 공정 단위까지 정교화해 더 정확한 사업 타기팅이 가능해진다.

또한, 국민 활용 편익을 높이기 위해 보안상의 이유로 개방이 제한된 개인정보 등의 데이터는 가명 처리 등을 거쳐서 확대해 공개할 계획이다.

세 번째는 대국민 서비스 혁신이다. 지난 11월 공단은 흩어져 있던 안전보건 서비스를 통합해 국민이 한 곳에서 신청·조회할 수 있는 ‘산업안전포털’(https://portal.kosha.or.kr)을 오픈했다. 사용자는 간편 인증으로 사업 신청이 가능하며, 맞춤 사업과 정보를 자동으로 추천받는다. 또한 ‘마이 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근로자의 10년간 특수건강진단 결과를 시계열로 제공받고, 건강 수준을 알 수 있다.

끝으로, 디지털 전환을 통한 업무 혁신이다. 각종 사업 절차를 온라인으로 바꾸고, 일부 사업은 태블릿 PC를 활용해 접수부터 심사·이행까지 현장 중심으로 수행한다. 이 밖에도 ‘산재예방 지리정보시스템(GIS) 서비스’를 통해 사업장 정보를 지도 기반으로 시각화해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하고, 모바일 기반 스마트오피스 기능을 확대해 현장 대응력을 강화한다.

AI를 통한 산재 예방 혁신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똑똑한 서비스’로 이어질 것이다. AX 시대에도 산재 예방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것은 언제나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김현중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
김현중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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