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쿠팡의 개인정보 대규모 유출 사고 이후 지난 4일까지 게시된 ‘서울, 대한민국’ 채용 공고 192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쿠팡은 사고 수습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쿠팡은 유출 사고를 인지한 지난달 18일 공식 홈페이지에 법무팀 변호사 채용 공고를 가장 먼저 게시했다. 전체적 유출 규모를 확인하고 소비자들에게 통지한 지난달 29일에는 고객만족(CS)팀 매니저 채용에 나서 폭증할 고객 문의 대응에 대비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후 기술전문 변호사(12월 1일), 커머스 전략 부문 사내 변호사(12월 2일) 등 법무 인력 확충이 연이어 추진됐다. 특히 최근 경찰청 출신 퇴직 공직자를 영입했고, 공정거래 전담 신설조직을 만들어 대관 인력 30명을 확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사이 중국인 개발자 채용 공고는 변동 없이 그대로 게재돼 있어 의문을 자아냈다. 쿠팡은 앞서 사고 직후 홈페이지 상단에 띄운 사과문을 이틀 만에 슬그머니 내려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다.

최근 쿠팡 일간 이용자가 나흘 만에 감소 전환하면서 ‘탈팡’(쿠팡 탈퇴)과 집단소송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사태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쿠팡 대응이 충분한 신뢰감을 주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소비자보다 매출을 우선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3370만 명에 달하는 고객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된 상황에서, 회사의 실질적 수장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사과 한마디 없이 종적을 감춘 상태다. 쿠팡 내부에선 사태 수습과 관련한 김 의장 행보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기업 최고 책임자가 위기 상황에서 응당 책무를 외면한다면 더 이상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 김 의장이 직접 나와 국민에게 사과하고 사태수습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노유정 기자
노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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