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시 퇴근 이후
국토부 축구동호회 ‘MOLIT’
중앙부처대회 우승 등 뽐내
지난 2일 저녁 7시,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스포츠센터 축구장에 모여든 20여 명의 사람이 하나둘씩 몸을 풀기 시작했다. 발목부터 무릎, 허리, 어깨 등 꼼꼼히 준비운동을 하며 대화를 나누는 이들은 국토교통부 공무원들. 사무실에선 ‘사무관님’ ‘주무관님’으로 불리지만 이곳에선 형이고 동생이다.
세종시에 모인 각 정부 부처에선 각양각색의 동호회·동아리들이 활동 중이다. 국토부 축구동호회 ‘MOLIT(국토부의 영문식 줄임말) FC’엔 총 50여 명의 공무원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정부세종청사스포츠센터 축구장에서 농림축산식품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부 축구팀과 모여 친선교류전을 진행한다. 안도현 민간임대정책과 주무관은 “다만 각자 업무 등으로 바빠서 당일에 참석하는 인원은 20명 정도”라며 “다른 부처도 상황이 비슷하다 보니 팀을 섞어서 인원을 맞추기도 하고 유동적이다”라고 말했다.
축구는 단순하고 가깝다. 접근성이 좋다는 뜻이다. 오윤택 녹색건축과 사무관은 “평소 자연스럽게 접하는 만큼 따로 배우지 않고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팀의 ‘에이스’격인 ‘선출’도 있다. 전문 선수 경험이 있는 성경림 국토정책과 사무관은 “어릴 때부터 축구가 행복이었다”며 “입사 후 선택한 첫 사내 활동이 축구 동호회 가입이었다”고 말했다.
오 사무관은 “우리 팀은 실수에 연연하지 않고 ‘즐겁게 공 차자’는 분위기라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지만, 팀 성적을 보면 즐기기만 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국토부는 중앙부처 축구대회에서 2023년 상·하반기 우승을 거뒀다. 2022년 하반기와 지난해 상반기, 지난달 8일 치러진 올해 하반기 대회에선 준우승했다. 오 사무관은 “열심히 달릴 때는 힘들지만 그만큼 에너지가 채워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건설정책과 사무관은 “격한 운동과 회식으로 피곤할 때도 있다”면서도 “체력도 늘고 업무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어서 공직 생활의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축구장으로 이끄는 매력은 무엇일까. 권인혁 건축정책과 사무관은 “사람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단순히 사무실에서 직급으로 대하던 관계가 아니라, “인간적이고 재밌는 형, 응원을 열심히 하는 동생”으로 보게 된다는 것이다. 윤 사무관도 “축구를 통해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었고 업무 효율성도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타 부처와 첨예한 이해관계 조율이 아닌 업무 외적으로 교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성 사무관은 “운동장에선 다 같은 ‘축구인’이라는 동질감을 느낀다”며 “범부처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사무관은 “문화·체육을 소관하는 문체부의 경우 참여율이 높다는 생각이 들고 산업부는 파이팅이 넘친다는 느낌”이라며 부처마다 다른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구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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