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 前 연세대 교수, 前 경희대 법전원 석좌교수

이재명 정부가 입법 수단을 동원해 헌법질서를 전복하려는 시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권은 이미 입법권과 행정권을 장악하고 사법권마저 정권의 시녀로 만들려고 수많은 위헌적 입법을 밀어붙인다. 대법관 증원을 통한 대법원 장악, 비법관이 주류인 사법행정위원회를 통한 대법원장의 법관 인사권 박탈, 법관평가제와 법왜곡죄를 통한 법관 협박, 위헌적인 내란재판부 설치법에 대한 위헌심판이 제청돼도 내란재판을 중단하지 못하게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까지 우리 사법제도를 완전히 바꿔 독재정부의 기틀을 굳히려 하고 있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다.

검찰청 폐지로 인한 수사기관의 난립과 이 모든 위헌 입법을 통한 사법권 장악 시도에서 사법 수요자인 국민의 법관에 의한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 보장은 안중에도 없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 대통령을 하루속히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생각뿐인 듯하다. 16세기의 마키아벨리즘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민주당은 입법 쿠데타에 가까운 입법 폭거의 정당성을 ‘내란’청산이라는 프레임으로 호도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결코 형법상의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하는 목적범인 내란죄의 구성요건이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헌법에 근거해서 고유권한인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헌법 절차에 따른 국회의 해제 요구로 6시간 만에 해제한 비상계엄이 폭동일 수도 없다. 헌법 이론적으로 헌법 보호의 최후 수단인 국가긴급권을 대통령이 과잉 행사했다고 해도 내란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 법치 선진국 헌법학계의 정설이다. 세계 헌정사상 대통령이 국가긴급권 행사로 재직 중 처벌된 예가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법원의 내란죄 형사사건에 대한 1심 판결도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도 이 정부는 ‘내란’청산을 줄곧 반복적으로 강조하면서 국민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히틀러의 나치정부가 유대인 학살의 명분을 강화하려고 국민을 세뇌시키던 수법 그대로다.

대법원이 지난 5일 전국법원장회의를 통한 의견 수렴을 거쳐 위헌 입법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은 만시지탄이다. 따지고 보면 이런 입법 폭주를 초래한 데는 헌법(제84조)을 어기고 이 대통령의 모든 재판을 중단한 법원에도 책임이 없지 않다. 늦었지만, 법관들이 재판 재개 등을 통해 더욱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이 정부의 입법 폭거는 사법제도만이 아니다.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는 헌법상의 직업공무원제를 무시하고 모든 공무원의 사상을 검증하고 있다. 공무원의 인격권과 사생활 보호를 무시한 휴대전화 수색을 강행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사설이 비판할 정도로 심해지는 언론 탄압은 국민의 비판적 의사표현까지 거짓·조작·혐오 등의 혐의를 씌워 침묵을 강요하려고 한다.

이제는 국민이 거짓 ‘내란’ 프레임에 속지 말고 각성해야 할 마지막 시점까지 왔다. 헌법상의 저항권은 국민이 행사할 수 있는 헌법 보호의 최후 수단이다. 평화로운 저항권 행사를 통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입법 폭거를 일삼는 불법 권력이 더 깊이 뿌리 내리기 전에 그 뿌리를 잘라야 한다.

허영 前 연세대 교수, 前 경희대 법전원 석좌교수
허영 前 연세대 교수, 前 경희대 법전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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