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측이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측에도 정치자금을 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종교재단 자체가 조직적 체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사례들이 있는데, 일본에서는 종교재단 해산을 명령했는데 우리도 검토하는 게 있느냐”고 물었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법제처에서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한 사실과 맞물려 더욱 증폭될 조짐도 보인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아베 신조 전 총리 암살 사건과 관련해 일본 통일교가 1심 판결에서 헌금 강요 등의 행위로 해산 청구를 받아들인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더 화급한 문제는, 김건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이 그런 진술을 확보하고도 수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심지어 2022년 3월 대선(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0.73%포인트 승리)을 앞두고 “양쪽에 정치자금을 다 댔다”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녹취록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이라면 엄청난 파장이 불가피하다. 특검법에는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범죄에 대해 수사를 할 수 있고(제2조), 수사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제5조). 그런데도 여당과 관련된 진술을 증거 능력을 갖는 조서에는 기록하지 않고, 수사 보고서 형태로만 남긴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임은 물론, 정치 중립 규정 위반도 된다. 검찰이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든, 경찰이든 인지 수사에 착수해야 할 만한 중대 사안이다.
윤 전 세계본부장은 지난 8월 특검 조사에서 민주당 정치인 여럿에게 후원금과 출판기념회, 특별 지원금 등 여러 방식으로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지난 5일 자신의 재판에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가까웠다”면서 “현 정부의 장관급 인사 등 4명과 국회의원 리스트를 (특검팀에) 말했다”고 증언했다. 2018∼2019년 사이 현직 의원에게 현금 4000만 원과 1000만 원 고급시계, 전직 의원에겐 2020년 3000만 원을 전달했다며 구체적 시기도 적시했다고 한다.
이 정도 진술이면 즉각 수사해야 하지만,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만 구속하고 민주당 관련 진술은 조서에도 남기지 않았다. 윤 전 본부장 공소장에는 국민의힘 인사 20명에게 1억4400만 원을 불법 후원한 혐의만 들어가 있다. 이러니 ‘정치 특검’을 넘어 정권 하수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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