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을 막는 ‘닥터나우 방지법’(약사법 개정안)이 오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지 여부에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비자 편의와 혁신을 가로막는 ‘제2의 타다 금지법’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벤처업계는 도매업 겸업을 원천 금지하는 사전 규제 대신에 사후 규제를 강화해 달라고 읍소하고 있다. 포지티브 규제(허용된 것만 가능하고 나머지는 모두 금지하는 규제)로 혁신의 싹을 자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벤처기업협회는 지난 5일 국회·정부 관계자 등과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약사법 개정안 관련, “‘닥터나우’가 이미 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도매업 겸업을 금지하지 않는 대신, 사후 규제 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을 제안했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모든 비대면 진료 중개업자들을 리베이트 금지 대상에 추가하고, 플랫폼이 약사들의 의약품 채택에 관여하지 않는 조항을 반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약국에 직접 의약품을 공급하고, 앱으로 환자 주변 약국의 재고 상황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운영해 한 달 평균 13만 명 정도의 이용자를 보유한 닥터나우는 현재 유통 마진으로만 이익을 내고 있다. 다른 도매상으로부터 의약품을 구매해 약국에 공급하는 이른바 ‘도도매’ 방식으로 마진율 5%가량을 보는 구조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돈을 받고 약국 노출을 더 빈번하게 해주는 것도 없을뿐더러 현행법상 의·약사, 의약품 공급자(도매상)는 약사법에서 리베이트를 주고받는 것이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고 강조했다.
약국이 플랫폼에 종속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의료법과 공정거래법, 약사법으로 도매업을 겸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충분히 처벌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닥터나우 방지법 처리를 강행하면 중복 규제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타다 금지법으로 이미 운송 플랫폼이 창출할 수 있었던 경제적 가치가 사장된 전철을 다시 밟지 않기 위해서는 관련 업계와 국회가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이예린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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