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9월 강원 화천 발굴유해, 국군 2사단 이재식 일병으로 확인

29세에 1952년 11월 ‘저격능선 전투’ 전사…75년 만에 딸에게 귀환

75년 만에 딸 품으로 귀환한 국군 제2사단 고 이재식 일병 유해.  국방부 제공
75년 만에 딸 품으로 귀환한 국군 제2사단 고 이재식 일병 유해. 국방부 제공

6·25 전쟁 당시 중공군과 맞서 싸우다 29세의 나이로 장렬히 산화한 고 이재식 일병이 75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00년 9월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국군 제2사단 소속 고 이재식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고인은 올해 국유단이 19번째로 신원을 확인한 호국영웅이다. 이로써 유해 발굴사업 시작 이래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국군 전사자는 총 267명으로 늘었다.

고인은 1922년 11월 경상북도 영천시에서 두 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고, 이후 혼인해 1946년에 딸을 얻었다. 1950년 10월 입대 당시엔 아내의 뱃속에 7개월 된 아들이 자라고 있었다. 고인은 국군 제2사단 소속으로 735고지 전투(1951년 8∼9월), 금화·금성 진격전(1951년 10월 1∼18일 철원) 등 주요 전투에 참전했다.

고인은 입대한 지 2년이 지난 1952년 10월 14일부터 11월 24일까지 전개된 저격능선 전투에서 중공군과 교전 중 전사했다. 저격능선 전투는 국군 제2사단이 중부전선 ‘철의 삼각지대’의 전략적 요충지인 저격능선을 탈환하기 위해 중공군 제29사단과 벌인 고지 쟁탈전이다.

고인의 유해는 2000년 지역 주민의 제보를 기반으로 육군 제15보병사단 장병들에 의해 발굴됐다. 당시 장병들은 같은 해 9월 4일부터 23일까지 고인을 포함한 총 30구의 유해를 발굴했다. 지난해 국유단이 신원을 확인한 고 김동수 이등중사와 박판옥 하사의 유해도 이 지역에서 수습됐다.

고인의 딸인 이춘예(79) 씨는 2007년과 2015년에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했으나 당시 분석 기술의 한계로 가족관계 확인에는 이르지 못했다. 국유단은 이후 발전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장기간에 걸쳐 유해에서 추출한 유전자와 유가족 유전자를 여러 차례 비교·분석했고 고인의 신원을 최종 확인했다.

유가족 대표인 이춘예 씨는 “아버지 유해가 돌아온다고 하니 기쁨에 몇 날 며칠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동안 서울 현충원 위패 봉안관에 참배할 때마다 묘비석이 세워진 분들이 그렇게 부러웠는데, 이제 아버지의 비를 세우고 어머니와 합장해 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아버지 비석 앞에 꽃을 놓고 자리 펴고 절하고 싶었는데 제가 죽기 전에 그 꿈을 이루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이제 죽어도 소원이 없다”고 소회를 전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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