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전시장에서 우연히 마주한 작은 그림이 하나 있었다. 미세한 검정 점들로만 그려진 붓꽃 점묘화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 점들도 획일적이지 않고 점점이 다르다.
마치 모스 부호를 해독이라도 하듯 응시했다. 그 점들은 생명을 이루고 있는 세포 하나하나를 재현하고자 했는지, 혼이 실린 듯했다.
누가 생명의 온기를 불어넣었다가, 또 거두어가는 걸까. 어여쁜 생명으로 피어난 존재에 대한 외경심과 애틋함이 절절히 묻어난다. 어느 순간 한 점 바람 앞에 산화되어야 할 실존의 어두운 그림자에 방점이 찍힌 것은 아닌가 싶을 땐 숙연해진다. 단조롭고 소박하지만, 심미적 경험만큼은 단순하지 않다.
“존재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이 있습니다. 그 안에 숨어 있는 가치와 의미를 저는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보며,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조금 느릴 수 있지만 한 점 한 점 천천히 그렇게 가보겠습니다.”(이경옥 작가노트) 어느 은하계에선가 빛나고 있는 꽃 모양의 별자리를 찾아 전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