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겸 동국대 명예교수·헌법학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이 발의됐다. 그런데 이 법안에 반대하는 댓글이 10만 건이 넘는다고 한다. 국보법 폐지를 반대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크지만, 국회에서는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지난 국회까지도 계속됐다. 그렇지만 북한의 핵무장과 계속되는 크고 작은 도발 등은 이 법의 존재 이유를 말해준다.
국보법은 1948년 12월 국헌을 위배하여 정부를 참칭하거나 그에 부수해 국가를 변란할 목적으로 결사 또는 집단을 구성한 자를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 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조항을 정리하면서 두 번에 걸쳐 전면 개정됐다. 1990년대 이후 국보법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몇몇 조항이 위헌결정 되면서 국민의 기본권 침해 금지를 명문화하는 규정을 두게 됐다.
현행 국보법은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즉, 국보법은 반국가세력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법률이다. 그런데도 그동안 국보법은 정치적으로 악용된다는 비난을 받았고, 여러 차례 폐지라는 고비를 넘기면서 현재까지 존속하고 있다.
현 국회에서 여당은 절대다수 의석을 가지고 자당(自黨)이 원하는 바대로 입법권을 휘두르고 있다. 여당은 ‘사법개혁’이란 이름으로 대법관 증원, 내란 종식이란 이름으로 내란재판부 신설과 행정권 등에 재판부 판사 추천권 부여, 그뿐만 아니라 ‘검찰개혁’의 완성이란 이름으로 검찰청 폐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혁의 잣대를 들이대며 입맛에 맞게 국가의 조직 체계를 개편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검·경 수사권 조정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수사권의 분산과 배분은 결국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해 경찰로 넘겼고. 국가정보원의 대공 수사권도 경찰로 이관했다. 이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권을 제외한 수사권은 경찰로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조치들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 수사권의 분산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수사권 행사의 정당성과 합법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이런 일련의 상황을 보면 여당 주도의 국보법 폐지 법안 발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은 분단 이후 북한의 남침에 의한 6·25전쟁과 그 후 계속된 숱한 대남 도발 속에서 국가의 존립과 국민의 안전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북한과 군사적 대치 속에서도 경제 협력을 추진했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에도 북한의 적대적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남북의 대치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국가의 존립과 국민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버팀목이 국보법이다. 북한도 줄곧 국보법 폐지를 외치는데, 그 이유는 명백하다. 반국가단체를 겨냥한 법이기 때문이다. 형법과 국보법은 역할이 서로 다르다. 현시점에 국보법의 폐지는 국가안보의 한 축을 없애는 것이다. 만약 국보법에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남아 있거나 헌법질서에 반하는 규정이 있으면 이를 고치고 보완하면 된다. 지금은 오히려 국가안보를 위한 기본법으로 국보법의 기능과 역할 제고(提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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