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달 19일 ‘글로벌 해양허브도시 부산’ 국회 릴레이 세미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달 19일 ‘글로벌 해양허브도시 부산’ 국회 릴레이 세미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 부산·인천 이원 설치·남북 관할 분리 검토하자

박 시장 페이스북 통해 “항소심은 반드시 부산 전담…즉시 설치해야 실효”

부산=이승륜 기자

박형준 부산시장이 여야가 해사법원 본원을 부산과 인천 두 곳으로 나누는 방향을 검토한 국회 논의에 대해 “부산 시민의 오랜 염원이 또다시 정치적 계산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박형준 시장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해양수산부 이전과 함께 해사법원 부산 설치는 부산 시민의 숙원이었지만, 여야가 지지부진한 논의 끝에 본원을 부산과 인천에 각각 두기로 하면서 시민들은 씁쓸함을 감추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해사법원 관할을 남부·북부로 분리하는 안이 유력하게 다뤄지자, 국제 사건은 수도권에 몰리고 부산 해사법원은 국내 사건 중심으로 축소될 수 있다는 지역사회의 우려가 커진 점을 겨냥한 것이다.

박 시장은 “해사법원을 처음 요구한 곳도 부산이고, 설치 필요성도 가장 컸던 지역이 부산인데 왜 여야의 표 계산 대상이 돼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 시민은 대승적으로 이 구도를 수용하겠지만, 항소심 기능만큼은 반드시 부산 전담 구조로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수도권 일극 체제에서 항소 재판부까지 두 곳에 설치하면 부산 해사법원은 사실상 껍데기만 남는다”며 “30대 대기업 90% 이상, 500대 기업 77%가 수도권에 몰린 상황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벼랑처럼 깎아지른 운동장’”이라고 비유했다.

또 “항소심을 부산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최소한의 형평성 확보”라고 못 박으며 “그렇지 않으면 해사법원 부산 설치는 실질적 의미가 없다. 해사 사법체계의 중심은 세계적 항만 물류 도시인 부산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이 조선·해운기업, 해양 공공기관, 해양 관련 대학이 집적된 해양도시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해사법원 설치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도 정부와 국회를 압박했다. 박 시장은 “청사를 새로 짓고 몇 년 뒤 출범시키겠다는 발상은 지나치게 안이하다”며 “해사법원 부재로 매년 해외로 유출되는 비용이 3000억 원을 넘는 현실을 고려하면, 기존 법원 공간을 활용해서라도 조속히 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대법원도 오랜 기간 여러 건물을 전전하다 뒤늦게 청사를 마련했다”며 “법원의 위신은 건물이 아니라 시민에게 신속하고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정부·여당은 항소심 부산 일원화를 포함한 해사법원 설치에 즉각 착수해야 하며, 그래야 ‘해양수도 부산’ 공약이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촉구했다.

이승륜 기자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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