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프라하의 트럼프’로 불리는 우파 포퓰리스트이자 억만장자 정치인 안드레이 바비시(71)가 4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했다.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유럽 국가들의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바비시가 탈유럽연합(EU)과 친러시아를 표방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은 바비시가 이끄는 긍정당(ANO)이 연정 구성에 성공하면서 9일 오전(현지시간) 바비시를 총리로 임명할 계획이다. 긍정당은 지난 10월 총선에서 제1당에 오른 뒤 자유직접민주주의당(SPD), 운전자당 등 우파 포퓰리즘, 극우 성향 정당들과 연립정부 협약을 맺고 내각 구성까지 마쳤다.
바비시는 2011년 정치 엘리트 부패 척결을 내걸고 긍정당을 창당했다. ANO는 체코어로 ‘불만족한 시민 행동’의 약자이자 ‘예’(yes)라는 뜻도 있다. 연정을 구성한 세 정당은 유럽의 다른 우파 포퓰리즘 세력과 마찬가지로 주류 정치권의 EU를 중심으로 한 유럽통합 정책과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 회의적이다.
바비시는 현 중도우파 정부가 서방 국가들을 끌어모아 주도한 우크라이나 탄약지원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유로화 대신 자체 통화 코루나를 헌법에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정 파트너 SPD가 요구한 EU 탈퇴는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바비시의 취임으로 체코·헝가리·슬로바키아·폴란드의 협력체 비셰그라드그룹(V4)에 사실상 우파 포퓰리즘 동맹이 꾸려졌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바비시를 가리켜 “포퓰리스트 재벌이 EU의 잠재적 골칫거리로 합류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친러시아 기조로 기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바비시는 6조 원이 넘는 자산을 가진 억만장자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기업가 출신 정치인이다. 그가 1993년 설립한 아그로페르트는 체코와 슬로바키아·헝가리 등지에 농산물·식품·바이오연료 등 여러 분야 250여개 업체를 거느리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바비시의 재산은 약 43억달러(6조 3000억 원)로 체코에서 일곱 번째로 많다.
이은지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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