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상담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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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고민

우울증약을 처음 먹고 나서 구역질이 계속 올라오고 머리가 띵하고 아픈 느낌이 있어요. 어지럽고 속도 불편해서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인데, 약이 저에게 맞지 않는 건가요? 혹시 몸에 해가 되거나 위험한 부작용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되고 이러한 반응이 왜 일어나는지도 궁금합니다.

A : 몸이 약물 영향 받으면 신경계·위장서 반응… 회복중이라는 신호

▶▶ 솔루션

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위험하지 않은 일시적인 초기 반응일 가능성이 크나 몇 가지 주의하셔야 하는 증상이 있습니다.

처음 우울증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불편함을 경험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히 약을 드신 지 얼마 되지 않으셨거나(보통 첫 1∼2주), 최근에 용량을 증량하셨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구역질이 올라오거나 머리가 무겁고 띵한 느낌이 들고, 잠이 많아지거나 반대로 예민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항우울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나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 계열 약물은 뇌 속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농도를 조절하게 되는데, 특히 세로토닌 수용체는 뇌뿐 아니라 위장관에도 많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몸이 약물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 신경계뿐 아니라 위장에서 가장 먼저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초기에 구역질, 속 쓰림, 식욕 변화 등이 생길 수 있고, 신경계가 새로운 균형을 찾는 과정에서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빠르면 2∼3일, 길어도 2∼3주 안에 점차 줄어들며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중요한 점은 불편함의 크기가 실제 약물의 위험성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해서 몸에 손상이 생기거나 위험한 상태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물론 아주 드물게 주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가령 시간이 지날수록 구토와 두통이 심해지거나, 고열과 근육 경직, 식은땀, 몸이 떨리는 느낌이 동반된다면 세로토닌 증후군을 의심해야 합니다. 또 고령자가 복용하였을 때 멍해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방향감각이 흔들리는 등 의식 변화가 있다면 저나트륨혈증일 가능성이 있어 확인이 필요합니다. 피부 발진이나 두드러기가 나타난다면 알레르기 반응일 수 있어, 역시 중단 및 조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지금 겪고 계신 증상은 위험신호가 아니라 시작 신호입니다. 뇌와 몸이 서서히 회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흔들림일 수 있습니다. 지금 불편하시더라도 혼자 중단하거나 참고 견디지 마시고, 힘들면 병원으로 문의 주세요. 복용량을 줄이거나 복용 시간을 바꾸거나 식후 복용으로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크게 완화되는 경우가 많고, 필요하다면 더 부드럽게 적응되는 약으로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느끼는 불편감은 몸이 손상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몸이 변화에 반응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권순재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정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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