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동 논설위원

 

위헌 분명한 내란재판부 설치

조국당·변협·민변도 반대 우려

위헌 최소화 운운은 궤변일 뿐

 

전담재판부는 헌법이 부정한

특별재판부이고 처분적 법률

역사적 죄 될 입법 시도 접어야

더불어민주당이 대법관 26명으로 증원, 재판소원제(4심제) 도입, 대법원장의 법관 인사권 박탈,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수사와 재판을 잘못한 판검사 처벌 등 정권의 사법부 장악 및 법치주의 훼손과 관련한 위헌성이 명확한 법안을 올해 안에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실제로 법안이 만들어지고 이재명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무너지고 중남미나 동부 유럽의 독재국가 같은 나라로 전락하게 된다.

과도한 공격 일변도와 당원 중심주의를 앞세워 성공해온 정청래 당 대표를 이 대통령이 견제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이 ‘명·청 갈등’을 설파했지만, 이 대통령도 정 대표와 별반 다르지 않음이 드러나 우려만 키운다. 이 대통령은 삼권분립 붕괴, 법치주의 훼손 기도는 물론이고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집단 린치에 가까운 저급한 인신공격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긴커녕 외려 힘을 실어왔다. 듣도 보도 못한 삼권서열론(선출권력이 사법부보다 위에 있다)을 내세워 민주당의 무리한 입법 폭주를 옹호했다. 심지어 지난 3일 취임 6개월 특별성명 발표 후 내란재판부 설치법에 대한 기자 질문에 “국민 여론에 따라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입법부가 잘 행사할 것”이라며 “국민주권 의지를 잘 받들 것으로 믿는다”고 말해 찬성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간 일부의 소망적 추정과 달리 ‘이재명이 정청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실망과 충격을 던진 발언이었는데, 최근 법조계 전반의 여론이 내란재판부 설치에 부정적으로 나타나자 대통령실이 신중한 접근으로 태도를 바꿨다. 우상호 대통령 정무수석은 7일 이재명 정부 6개월 성과보고 기자간담회에서 “당과 대통령실은 내란전담재판부를 추진하는 데 원칙적으로 생각을 같이한다”면서도 “위헌 소지가 최소화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추진한다는 정도의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이 지난 3일 이 대통령 앞에서 대놓고 사법제도 개편은 “충분한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 데 이어 법조계 원로들인 대한변호사협회 전 협회장 9명과 한국여성변호사회 전 회장 4명 등이 4일 공개적으로 비판 성명을 발표하고 변협과 진보 성향의 민변·참여연대마저 8일 반대와 우려의 성명·논평을 냈다. 전국법원장회의(5일), 전국법관대표회의(8일) 등 사법부 내부는 물론이고 범여권인 조국혁신당도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등 전방위로 비판이 확산하는 데 따른 후퇴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이 8일 의원총회를 열고 논의 끝에 위헌 소지 최소화 방안을 찾겠다면서도 연내 법안 강행 의지는 굽히지 않았다. 위헌성이 명확한 법안은 위헌 소지를 최소화해도 위헌이다. ‘걸레를 깨끗이 빨아 행주로 쓰겠다’며 버티지 말고 하루빨리 진흙탕에서 빠져나오는 게 낫다.

헌법은 군사법원을 제외하곤 특별법원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전담재판부’라고 불러도 특별법원과 다르지 않다. 특정 사건과 특정인을 염두에 둔 전담재판부 설치법은 유죄 선고를 예단한 것으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제11조 제1항에 어긋나는 처분적 법률이다. 사건 발생 후에, 심지어 1심 재판이 끝난 뒤에 전담재판부를 구성한다는 것은 무작위 배당 원칙을 어기는 것으로 인민재판이나 다름없다.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이 재판부 추천위원 3명을 추천한다는 것도 선수가 심판까지 겸하는 것으로, 삼권분립을 위반한 ‘원님재판’이다. 내란·외환죄 재판은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이뤄져도 재판이 중지되지 않는다는 추미애 법사위원장 발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위헌의 위헌’이고, 법이라고 부르기도 힘든 장난 같은 입법이다.

위헌 법률이 만들어지면 되돌리기 어렵고, 부작용도 심각하다. 이 대통령은 사법 리스크 해소를 위한 사법부 장악에 집착해 역사에 남을 죄를 짓지 말고 여당의 무도한 입법 시도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내놔야 한다. 위헌 법률이 통과되면 반드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헌법 유린의 공범으로, 퇴임 후에라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국민도 눈 부릅뜨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위헌 입법을 막아내야 한다.

김세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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