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단체 연루 與野불문 엄단
국힘 “통일교 해산땐 與도 해산”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제공 의혹과 관련해 여야를 막론한 엄정한 수사를 지시하면서 특검 수사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인사들도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확산하면서 야당을 중심으로 “이 대통령이 여당의 불법 유착 논란을 덮기 위해 ‘해산’을 언급하며 공개 겁박한다”는 반발이 터져 나오는 것에 대한 대응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은 특정 종교단체와 정치인의 불법적 연루 의혹에 대해 여야, 지위 고하와 관계없이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여야를 가리지 않는 엄정한 수사를 지시한 배경에는 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이 통일교와 국민의힘의 ‘정교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통일교 측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권 인사에도 전방위적으로 접근한 정황이 드러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 8월 특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금품 지원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음에도 특검팀이 특검법상 수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을 놓고 ‘선택적 수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지시가 이날 오후에 나올 가능성이 있는 윤 전 본부장의 폭로를 대비한 ‘정치적 안전장치’로 보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중앙여성위원회 발대식에서 “(이 대통령의 종교단체 해산 언급은) 오늘 재판에서 민주당 인사 이름 한 명이라도 나오면 종교단체를 해산할 테니 각오하라는 협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후 윤 전 본부장 결심공판에서) 민주당 의원 한 명이라도 실명이 나온다면 민주당은 아마 엄청난 역풍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장 대표는 통일교가 해산되면,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에 휩싸인 민주당 역시 해산돼야 한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 인사들도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 전후로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나온 데 대해 여당은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신중론을 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민주당 인사들이 불법적으로 연관이 돼 있는 게 있다면 그대로 수사하고 결과에 따라 처벌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종교단체 해산’ 발언에 대해서는 “정교분리 원칙 위반에 대해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나윤석 기자, 윤정선 기자, 서종민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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