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와 경제는 지난해 말부터 올 한 해까지 전례 없는 혼란과 도전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단기간 내 위기를 잘 극복해 왔고, 어느덧 연말을 맞았다.
윈스턴 처칠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고 했다. 새해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국운을 반등시켜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기업들이 역동적으로 세계 시장을 누비고, 국민 개개인이 창의적 경제활동을 마음 놓고 하도록 도우려면, 해외에서는 무역시장의 기울기를 줄이고 국내에서는 안전한 경제활동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경제국경에서 무역안보와 사회안전을 책임지는 관세청은 새해에 4가지 변화를 추진한다.
최근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을 비롯해 주요 무역 파트너국과의 무역협정을 통해 우리 기업이 혜택을 최대한 누리고 부담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실행할 것이다. 협상에서의 ‘악마는 디테일’에 있고, 협상의 이행은 또 다른 디테일이다. 정부 관세협상팀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하나하나의 대미 수출 거래가 상호관세 혜택 대상이 되는지 판단하는 기준인 비특혜원산지 세부 사항을 내년 1월 미국 관세청장과 직접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 1월 시행되는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 제도로 인한 우리 수출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EU 당국과 우리 기업의 탄소배출 관리 기본 체계에 대해서도 협의한다. 중국·아세안 관세 당국과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의체를 설치해 기업에 부담이 되는 관세특혜 적용상의 문제를 바로바로 해결할 것이다.
그리고 새롭게 부상한 무역안보 침해 행위와 초국가 조직범죄에 강도 높게 대응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공들여 체결한 무역협정에 편승하는 국산 둔갑 우회 수출을 타격할 전담 수사 조직을 운영하고, 우리나라의 무역 보호막을 무력화하는 우회 덤핑에 대한 조사도 병행할 것이다. 가상자산 등 신종 수법으로 무장한 초국가 범죄조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무역범죄의 수사 범위를 재설계하고, 수사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대폭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급증하는 마약 밀수와 고질적인 세금 체납을 근절하기 위해 기존 단속 관행을 뛰어넘는 과감한 대책을 추진한다. 국경에서의 통관검사와 마약 수사망을 어느 때보다 촘촘히 짤 것이고, 여행자 마약 밀수를 억제하기 위해 입국 여행자 검사를 출국 보안검사 수준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기업과 국민을 위해 보편적으로 제공해 온 관세 면제와 통관 특혜를 중대 마약 밀수 범죄자와 악성 체납자에게는 제한할 것이다. 마약 밀수와 세금 체납은 관세 면제와 통관 특혜 제도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러한 편익을 받을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인공지능(AI) 기반으로 관세 행정을 대전환해 일하는 방식도 전면 혁신한다. 관세청 AI는 내부 행정 업무에 국한되지 않는다. 수출입 통관과 국경 관리 전 분야에 AI를 적극 적용해 수출입 기업과 국민이 일상에서 AI 효용을 체감하도록 만들 것이다. 또한, 민간 AI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관세청 보유 데이터를 AI 리더블 데이터로 전환해 적극 개방할 계획이다. 이재명 정부에 다가오는 새해는 우리 기업과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위기는 예측 가능한 대책과 관행으론 극복할 수 없다. 관세청은 국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경제국경에서 칼을 베고 누워 있는 비장한 각오로 전례 없는 대책을 전례 없는 속도로 추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