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수 논설위원

 

서울 거주 청년 28%가 1인 가구

전·월세값 급등에 주거도 불안

정부 “대책 다 준비” 호언 공허

 

취업난에 30대도 “쉬었다” 확산

與 고용대책 없이 정년연장 강행

청년층의 이반, 지방선거 변수

생각이 있는 기성세대라면 이 땅의 2030 청년들에게 면목이 없을 것이다. 학교 졸업까지 잘 키워진 인재들이 그토록 애를 써도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현실이 참담하기만 하다. 일자리 부족에 일할 의욕조차 잃어 구직 활동마저 포기하는 청년들이 갈수록 느는 실정이다. 가정은 물론 사회 전체로도 엄청난 손실이다. 경제적 비용만 따져도 매년 10조 원을 넘는다는 한국경제인협회의 분석도 있다. 가족 등 주변의 물적·정신적 고통까지 포함한 사회적 비용으로 확대하면 4∼5배는 족히 될 것이다.

청년들은 마땅한 직업이 있든 없든,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부모 둥지를 떠나 독립을 원한다. 정상적인 현상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전체의 36.1%로, 2·3·4인 가구를 훨씬 웃돈다. 연령대별로는 29세 이하가 17.8%로, 독거 노인 등 70세 이상(19.8%) 다음으로 2위다. 1인 가구는 소득·자산이 적어, 자가 소유 비중이 32%에 그친다. 전체 평균(56.9%)에 크게 못 미친다. 서울의 경우 1인 가구 비중이 39.9%로 전국 1위인데, 특히 서울에 사는 청년은 28.6%나 된다.

이런 청년에겐 전·월세 값 급등은 치명적이다. 바로 주거 불안으로 직결된다. KB국민은행 등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이달 둘째 주까지 45주 연속 올라, 올 누적 상승률이 3%를 넘는다. 과천·성남 등 경기권도 14주째 상승세다. 이재명 정부가 10·15대책까지 세 번 대책을 낸 결과, 주택 매매가 끊겨 강남은 물론 서민이 많은 강북까지 전·월세 매물이 급감한 탓이다. 폭탄 투하 식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갭투자’ 단속을 넘어 무주택 서민과 청년까지 궁지로 내몬다. 오죽하면 이 대통령이 지난 5일 “부동산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그런데도 대통령실과 관련 부처는 “정책 준비가 다 돼 있다”고 큰소리다. 해가 저무는 이 시점까지도 지역·일정별 공급 계획이 깜깜한 상황에서 황당하다. 정부·서울시 간 협의가 난항이어서 연내 발표는 틀렸다는 소리도 들린다. 전문가들은 내년 매매가도, 전·월세 값도 폭등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청년층의 주거 사다리가 끊길 형편이다.

현안인 청년 고용 절벽은 갈수록 높아진다. 취업자 수는 무려 37개월째 줄고 있고, 20대에 이어 30대까지 ‘그냥 쉬었다’는 사람이 지난달에도 사상 최대치였다. 대학 4학년생 등 취업준비생의 60%가 사실상 구직을 포기한 실정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런 와중에 더불어민주당은 청년 고용을 더 악화시킬 법적 정년연장을 밀어붙인다. 지난 9일 산업연구원은 섣부른 정년연장은 청년의 노동 기회를 줄인다고 경고했다. 고령층과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전문·사무·서비스 분야 등으로 겹친다는 분석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청년 대책은 없이 연내 입법을 강행하려 한다. 문재인 정부는 ‘고용으로 성장한다’는 궤변을 내세우면서도 일자리를 만드는 모습이라도 보였는데, 현 정부·여당은 기업에 고용 확대를 채근하며 뒷짐만 진 형국이다.

이러니 여권에 대한 시각이 고울 리 없다. 실제 청년층의 여당 지지도는 위험 수위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월별 통합 수치를 보면 30세 미만의 여당 지지도는 지난 9월 21%로 정부 출범 이후 최저였다. 10월 22%, 11월 27%로 다소 반등했지만, 지난 5월(28%)보다는 여전히 낮다. 전체 연령의 지지도(10월 41%, 11월 42%)에 비하면 반 토막을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 지지도는 민주당보다는 높지만, 30세 미만의 ‘잘하고 있다’는 응답률은 70대와 함께 가장 낮다. 특히 지난 10월엔 41%로, 전체 연령대를 통틀어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청년의 여당 이반을 일시적 현상으로 여긴다면 대단한 오산이다. 내년 6·3 지방선거에서 큰 변수가 될 게 분명하다. 재능 많고 감성이 강한 청년들인데, 현실은 고용도 주거도 절벽이다. 일자리가 없어 결혼을 포기하는 판인데, 이젠 직장이 있어도 주거를 걱정해야 하니 사면초가다. 이런 상황에선 저출산·잠재성장률 제고 등 미래를 위한 국가적 과제 해결은 꿈도 못 꾼다. 그런데도 여당은 폭주하고, 야당은 한심하다. 청년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권력과 정당이라면 당연히 바꿔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있다.

문희수 논설위원
문희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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