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지난 11월 7일 시한 만료)는 그 자체로 심각하게 잘못된 일이고, 절차적으로도 불법성이 의심되는 심각한 사태다. 이 문제로 사퇴한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이 “법무 차관이 항소 포기 선택지를 제시했다” “저쪽에서 지우려 하고 우리는 그럴 수 없는 상황이어서 많이 부대꼈다”고 주장했고, 여론조사에서도 항소 포기에 반대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수천억 원의 국고 환수 기회가 사실상 날아갔고, 반면 대장동 일당은 압류 해제를 위한 법적 절차를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11일 법무부는 노 전 대행에게 구체적 경위와 법리적 근거에 대한 설명을 요청한 검사장들을 상대로 좌천성 인사를 단행했다. 박현철·김창진·박혁수 검사장은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하고,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대전고검 검사로 강등했다. 당초 여권 내부에서는 파면 등 중징계와 ‘대장동 기소와 강압 수사’ 등에 대한 국정조사도 거론했으나, 대장동 항소 포기의 부당성만 재부각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한 달여 지나서 인사 조치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의 세 측면에서 인사 농단에 해당한다. 우선, 검사장들의 입장 표명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 내부 논의도 못하는 조직은 죽은 조직이다. 범법자들이 수 천억 원을 챙길 수 있도록 해준 황당한 결정에 대해 이유를 설명해 달라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가. 시위를 벌인 것도 아니고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이다. 절대다수의 검사도 공감을 표시했다. 둘째, 부당한 외압 정황도 뚜렷하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합법적인 지휘권은 행사하지 않은 채 두 차례나 “신중하게 처리하라”고 종용했다. 이진수 차관과 박철우 대검 반부패 부장은 항소 시한 직전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셋째, 정부는 최근 ‘복종 의무’를 삭제하고 ‘부당한 지시에 대한 거부권’을 합법화하는 국가공무원법 개정에 나섰는데, 이런 기조에 비춰보더라도 이번 검사장 좌천성 인사는 자가당착이다.
권력은 유한하다. 머지않아 직권남용 등 중대 문제로 번질 것이다. 실제로 일부 당사자는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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