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영향력 키우려 전방위로

민주 2개·국힘 3개 라인 접촉

통일교의 정치권 상대 전방위 로비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하는 가운데 통일교가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여야 국회의원, 정부 고위 인사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 로비를 벌인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통일교가 정치권 접촉을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입법에 관여하려는 정황도 포착됐다.

12일 문화일보가 확인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통일교 핵심 인사 이모 씨 간 통화 녹취록에는 당시 통일교 측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관계자들을 여러 갈래로 나눠 접촉하거나 접촉 시도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녹취록에는 두 사람이 제20대 대선 직전인 2022년 1월 25일과 2월 7일, 2월 28일 등 3차례 통화한 내용이 담겼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3월 예정된 ‘한반도평화 서밋’에 참석하는 해외 인사들과 여야 대선후보 간 면담을 주선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정치권에서 이 행사가 통일교 주최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하며 “그런 사람들에게 정책을 제안하고 인수위(원회)에 우리 정책을 놓고 이런 스텝을 만들어줘라. 이게 쉽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 씨는 “요번은 본부장님이 그래도 청와대나 인수위, 그 이상까지 라인을 만들어본다는 꿈을 가졌으니까 보따리 들고 쫓아다닌 거거든요”라고 답했다.

윤 전 본부장은 “여권은 이재명이 아니에요.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이 버티고 있어요”라며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언급하며 “(관계를) 2년, 3년을 닦아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여권은 정부가 껴서 그런 부분이 있고 야권은 우리가 뭐 좀 손해를 보든 어쨌든 간에 만들어 내면 스텝까지 끼워넣을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윤 전 본부장은 대선후보들을 거론하며 “보험을 드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대화에서 여권은 친명(친이재명)계, 친문(친문재인)계 등 두 개 라인, 야권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김건희 여사’ ‘국민의힘 관계자’ 등 세 개 라인을 통해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통일교가 정치권에 줄을 대 영향력 확대에 나선 정황은 2022년 2월 한반도 평화서밋 행사 관련 통화에서도 드러난다. 이 씨는 이 후보 측과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스테판 커리 화상대담을 거론하며 “커리 같은 경우 연결해주면 자기들이 비용 대고 하겠다는 생각”이라며 민주당 요청이 먼저 있었음을 시사했다.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와 마이클 펜스 전 미국 부통령 간 만남에 대해서는 “펜스 정도는 붙여줘야 ‘신세 졌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라 고 말하기도 했다. 이 후보와의 접촉을 위해 정성호 현 법무부 장관과의 만남이 고려되고 있다는 점, 이 후보가 직접 한학자 총재를 뵙겠다고 연락이 왔다는 내용도 담겼다.

황혜진 기자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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