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지드래곤이 14일 열린 콘서트에서 솔로 데뷔곡인 ‘하트브레이커’를 열창하고 있다. 갤럭시코퍼레이션 제공
“제가 돌아왔습니다.”
등장과 함께 이렇게 말하는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은 반짝이는 왕관을 쓰고 있었다. 스스로 ‘왕의 귀환’을 알리는 묵직한 인사였다.
지드래곤은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지드래곤 2025 월드투어 ‘위버맨쉬’ 인 서울: 앙코르’(위버맨쉬)의 마지막 날 공연을 진행했다. 지난 3월부터 전 세계 12개국, 17개 도시를 돌며 39회 간 진행한 월드투어의 마침표를 찍으며 12∼14일 사흘간 5만4000여 명을 동원했다. 앞서 마약 투약 의혹을 딛고 완벽하게 부활한 그가 “컴백 1년이 지났는데, 아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정말 열심히 보냈다. 질과 양 모든 걸 하기가 쉽지 않은데, 본의 아니게 두 가지를 다 얻으려 노력했다”고 말하자 팬들은 환호와 박수로 그의 노고를 치하했다.
지드래곤의 공연에 예열은 필요 없었다. 화려한 흰색 상의를 입고 등장한 그는 세 번째 정규 앨범의 사전 공개곡인 ‘파워’로 힘을 과시한 후, ‘홈 스위트 홈’을 연이어 불렀다. 이때 그룹 빅뱅 멤버 태양, 대성이 순차적으로 등장하자 공연을 시작한 지 불과 10분 만에 하이라이트 구간으로 접어든 듯했다.
앞서 ‘2025 마마 어워즈’에서 가창력 논란에 휩싸였던 지드래곤은 그 오명을 씻겠다는 듯 깨끗한 음색과 정확한 발음, 그리고 전매특허와 같은 화려한 의상과 퍼포먼스로 2시간 20분에 걸친 무대를 흠잡을 데 없이 수놓았다. ‘너무 좋아’를 부르며 스테이지 위에 벌렁 드러누웠고, 그의 첫 솔로곡인 ‘하트브레이커’ 차례에서는 페도라로 잔뜩 멋을 내고 비트박스 퍼포먼스까지 선보였다. ‘투데이’를 부를 때는 아예 무대 아래로 내려왔다. 한 손에는 마이크를, 다른 한 손에는 물통을 쥔 채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지드래곤은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는 듯 여유 있는 표정으로 팬들이 들고 있는 휴대폰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지었다.
그의 앨범 및 공연명인 ‘위버맨쉬’는 니체의 철학에서 유래된 단어로, 스스로의 삶을 창조하고 과거의 가치를 넘어서는 인간의 초인적인 면모를 뜻한다. 그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막과 막 사이에 흐르는 영상에는 “너 자신을 위해 살아라” “모든 결정은 네 스스로 한다” 등 지드래곤이 이번 앨범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끊임없이 제시됐다.
스물한 곡을 흔들림 없이 소화하며 10개월에 걸친 대장정을 마친 지드래곤은 2026년의 활동도 예고했다.
“내년에도 일정이 많아요.빅뱅이 20주년을 맞고, 성인식을 해야 합니다. 4월부터 워밍업에 들어갑니다. 미국에서 시작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