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훈 연세대 겸임교수, 前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민중기 특검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를 수사하면서 드러난 정치인 금품 수수 혐의 중 국민의힘 국회의원 등 야당 정치인들만 수사해서 기소하고, 여당 정치인들은 4개월 넘게 방치하다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사건을 이첩했다. 이첩된 사건 중에는 전재수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특검 측은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어서 수사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특검의 수사 대상은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범죄행위 및 그와 관련된 사건’을 포함하고, 특정인으로 제한하지 않으므로 특검의 변명은 옳지 않다. 또한, 통일교 총재 등 관련자들 재판에서 통일교 자금이 야당 지역 당협에 쪼개기 후원된 사실은 특검이 포함시켰으나 여당을 후원한 사실은 제외했다고 한다. 그 밖에도 통일교와 접촉한 유력 정치인들 이름이 다수 거론되고 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해 엄정 수사를 지시하긴 했으나, 정교분리 원칙을 어기는 종교재단의 해산 검토도 지시했다. 당초 윤영호는 통일교가 금품 제공한 여당 인사들 명단을 폭로할 것으로 보도됐으나, 지난 10일 재판에서는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의 때 이른 종교단체 해산 검토 지시가 수사를 방해하는 결과가 된 것으로 보인다.

국가수사본부가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지는 경찰의 조직 구조상 정치적 중립성 확보의 어려움과 수사 역량의 미비를 이유로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마찬가지다. 검찰은 수사 역량은 있으나 현 정부에서 새로 구성된 검찰 수뇌부 면면에 비춰 그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는다. 결국,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서는 새로 ‘통일교게이트’특검을 출범시키는 방법밖에 없겠는데, 민주당 측은 야당의 특검 수사 요구를 ‘판 키우기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며 반대한다.

그러나 민중기 특검의 위와 같은 편파 수사에 비춰 중립적인 특검이 필요하다. 다만, 어떻게 구성할지가 문제다. 민중기 특검법에 따르면 ‘국회의 교섭단체 중 윤석열 전 대통령이 소속된 적이 없는 정당(민주당)과 비교섭단체 중 의석수가 가장 많은 단체(조국혁신당)’가 각 1명씩 특검후보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하게 돼 있었다. 결국,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 특검후보를 여당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 것이다.

그간 여당 편향적인 민중기 특검에서 수사하지 않은 여당 정치인들을 주요 수사 대상으로 하는 ‘통일교게이트’특검에서는 여당의 후보 추천을 배제해 중립적인 특검후보 2인을 추천하고 그중 1인을 대통령이 특검으로 임명하는 구조여야 그나마 균형을 갖춘 중립적 수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수사 역량을 갖춘 중립적 수사 기구가 없어서 중요 사건마다 특검을 구성해야 하고, 그 특검조차 중립성을 갖추기 어렵게 된 것이 현실이다. 이는 그동안 ‘수사권 조정’이니 ‘검수완박’이니 하며 추진해 온 수사제도 개편이 사실은 수사의 중립성·독립성을 확보하는 진정한 수사제도 개혁이 아니었음을 증명한다. 앞으로 설립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나 수사권을 독점하게 될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한석훈 연세대 겸임교수, 前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석훈 연세대 겸임교수, 前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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