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증권사 ‘1조 클럽’ 등극

실적은 사실상 기본값 여겨져

코스피 급락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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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4167.16)보다 113.42포인트(2.72%) 하락한 4053.74에 개장했다. 뉴시스

연말을 앞두고 증권가가 인사 시즌에 접어들면서 임기 만료를 앞둔 주요 증권사 CEO들의 거취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증시 호황으로 다수 증권사가 ‘1조 클럽(연간 영업이익 1조 원 이상)’에 이름을 올렸지만, 연임 여부를 가르는 핵심 잣대는 단순한 실적이 아니라 지주사 차원의 전략적 판단과 리스크 관리 역량에 맞춰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이르면 이번 주 대표후보자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계열사 6곳 대표이사의 연임 및 신규 선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KB증권 김성현·이홍구 대표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성현 대표를 두고는 준수한 기업금융(IB) 부문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와 함께, 2019년 취임 이후 장기 재임 부담이 교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주 차원의 세대교체 및 조직 쇄신 기조,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에 대한 평가가 인사 판단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윤병운 대표가 이끄는 NH투자증권 역시 인사 시즌에서 관심을 받는 곳이다. 윤 대표는 IB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 성장을 이끌어냈지만 올해 연이어 불거진 임직원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 사건으로 내부통제 이슈가 인사 판단의 변수로 거론된다. 내부통제 강화 조치의 실효성과 금융당국의 시선, 농협중앙회의 인사 기조 등이 향후 인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증권사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인사 판단에서 실적은 변별 요소라기보다 사실상 기본값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은 이미 ‘1조 클럽’에 진입했고,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도 연내 1조 클럽 안착이 유력하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사실상 연임이 확정됐고, 한국투자증권 김성환 대표 역시 연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나증권 강성묵 대표의 세 번째 연임이 확정됐으며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는 용퇴를 결정한 상태다.

금융당국이 경영진 책임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점도 이번 인사 시즌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도입과 내부통제 기준 강화로 CEO의 책임 범위가 구체화되면서, 지주사들은 실적보다 리스크 관리와 조직 안정성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박정경 기자
박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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