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곳 동시다발 압수수색

 

민특검이 필수자료 누락 판단

수사팀 구성 5일만에 강제수사

 

윤영호, 금품지원 진술 번복에

구치소 2차 접견 조사 가능성

 

한학자·윤영호는 피의자 적시

통일교 서울본부 압수수색

통일교 서울본부 압수수색

경찰이 15일 통일교의 금품 로비 의혹과 관련,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통일교 서울본부 로비에 고 문선명(액자 사진 왼쪽) 전 통일교 총재와 부인 한학자 총재의 사진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15일 하루에만 10곳을 동시다발로 압수수색하면서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로비 의혹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특별전담수사팀을 꾸린 지 닷새 만으로, 의혹의 핵심 당사자들을 한꺼번에 겨냥한 것이 특징이다. 핵심 증인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해서도 조만간 2차 접견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경찰의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서울 용산구 통일교 서울본부 안팎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수사관들은 오전 8시 53분쯤 건물 안으로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교 서울본부 정문에는 ‘정문 폐쇄, 공사 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통일교 측은 취재진을 포함한 방문객들의 방문을 전면 차단했다. 통일교 본부로, 역시 압수수색 대상이 된 경기 가평군 천정궁도 삼엄한 경비 속에 통일교 관계자들이 입구로 나와 외부인 출입을 통제했다. 이들은 “인도 위에서만 촬영과 취재가 가능하다”며 일부 취재진을 제지하기도 했다.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진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자택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내 의원실이 모두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같은 혐의를 받는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과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자택도 수사관들이 압수수색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있는 김건희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앞서 김건희특검은 지난 10일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로비 의혹을 경찰에 이첩했다. 하지만 경찰은 특검이 수사에 필수적인 일부 자료를 누락한 것으로 판단, 압수수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윤 전 본부장의 11일 서울구치소 접견 진술과 기존 김건희특검에서의 진술을 비교 분석하며 진실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8월 김건희특검 면담 조사 과정에서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전재수 전 해수부 장관에게 2018∼2020년 불가리·까르띠에 시계와 현금 4000만 원을 담은 작은 상자를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의원, 김 전 의원에게도 현금을 줬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윤 전 본부장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는 태도를 바꿨다. 윤 전 본부장은 “세간에 회자되는 부분도 제 의도하고 전혀,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는데 그래서 조심스럽다”고 했다. 윤 전 본부장이 입장을 바꾼 데는 오는 1월 28일 선고를 앞둔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데다, 경찰의 강도 높은 추가 수사로 본인에게 불리한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윤 전 본부장의 진술 신빙성과 통일교 관계자들의 가담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이 이처럼 수사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일부 당사자들이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할 수 없게 돼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통일교의 금품로비 의혹이 사실로 밝혀져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2018년을 기준으로 적용하면 공소시효 7년이 이번 달로 만료될 수 있다.

노지운 기자, 이은주 기자, 노민수 기자
노지운
이은주
노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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