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해동의 미국 경제 읽기

‘내년 미국 경제, 유동성(liquidity)과 인공지능(AI) 거품 여부에 주목하라!’

지난 1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에서 시장이 주목한 것은 정책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한 것이 아니라 Fed가 월 400억 달러 규모로 국채 단기물을 사들이는 ‘준비금 관리 매입(RMP·Reserve Management Purchases)’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것이었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는 사실상 확정적이었기 때문에 인하하지 않았다면 시장에 큰 충격을 줬겠지만, 인하한 이상 시장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쏠린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Fed가 준비금 관리 매입에 나서는 것은 단기채 시장에서 돈이 잘 안 돌기 때문이다. 그러면 미국 경제 전반에 유동성이 부족한 걸까. 그렇게 보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미국 경제 일부 영역의 유동성이 과도해 거품이 생기는 것을 우려할 정도다. 그러면 결론은 한 가지다. 미국 경제에 유동성은 부족하지 않은 것 같은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금융회사가 준비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시장은 일단 Fed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환영하고 있다. Fed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치를 하고, 시장은 환영하니 모두가 행복한 상황인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시장 일각에서는 유동성 과잉, 특히 AI 등 일부 업종으로 유동성이 과잉 공급됐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최근 오라클 등 일부 AI 업체의 부채 급증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도 유동성이 충분해 천문학적인 투자가 좋은 결실을 맺으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에 과잉 유동성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앞으로 과잉 유동성이 물가를 밀어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년 5월 과감하게 금리를 인하할 사람으로 Fed 의장을 임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미국 경제 상황과 Fed 금리 결정의 정합성(整合性)이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내년 미국 경제, 나아가 세계 경제 전망이 어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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