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미 발의해 놓은 ‘12·3 윤석열 비상계엄 등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제보자 보호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수정, 오는 21일쯤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사법권 침해’ 지적을 받았던 부분을, 사법부가 재판부 구성 권한을 갖는 쪽으로 손봤다. 그러나 특정 사안에 대해 사후적으로 전담재판부를 구성하도록 강요하는 입법 자체가 위헌이다. 사법부 독립, 공정한 재판을 받을 국민 기본권 등을 침해하는 본질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수정안에 따르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2심 재판부터 적용하고, 재판부 추천권도 사법부 내 전국법관대표회의 등이 갖도록 했다. 그러나 이미 발생한 특정 사건만의 재판을 위해 무작위로 선정되는 재판부가 아닌 별도 재판부를 설치한다는 것 자체가 미리 유죄를 예단한 ‘처분적 법률’의 성격이 강하다. 누구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도 침해한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된다 해도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헌법소송을 할 경우엔 재판이 중단되는 등 사법 절차 자체가 엉망이 돼 버린다. 근원적으로 위헌인 법률안을 억지로 꿰맞추다 보니 누더기가 됐다.

여당도 이런 이치를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밀어붙이는 의도는 두 가지로 보인다. 우선, 지귀연 재판장(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에게 확고한 ‘계엄=내란’ 판결을 압박하는 것이다. 12·3 계엄의 위헌·불법성은 분명하지만, 최고 권력자에게 내란 법리를 적용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일단 법제화하면 헌법재판소의 위헌 법률 심판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내란 팔이’ 캠페인을 할 수 있다. 무도한 입법을 중단하는 게 최선이지만, 그러지 않으면 이재명 대통령이 헌법 수호 차원에서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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