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컨벤션센터서 업무보고

 

李 “업무보고를 왜 악용하나”

이학재 겨냥 ‘공직사회 경고’

외화밀반출 수법 공개 우려엔

“사랑과전쟁이 바람 가르치나”

 

‘대왕고래’ 탐사 석유공사엔

“원가계산 없이 아무데나 파나”

발언하는 대통령

발언하는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산업통상부·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부처 업무보고에서 일부 공직자들의 답변 태도에 대해 “자리가 주는 온갖 명예와 혜택은 다 누리면서도 책임은 다하지 않겠다는 그런 태도는 천하의 도둑놈 심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겨냥해서도 “업무보고는 정치적 논쟁의 자리가 아니라 행정을 하는 자리인데 왜 그걸 악용하는가”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산업통상부·지식재산처·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관세청과 인천공항공사가 지난해 맺은 양해각서(MOU)에 따라 1만 달러 이상 외화 반출 문제는 공항공사가 검색을 위탁받아 하게 돼 있더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사장이 이 대통령의 외화 밀반출 전수조사 지시와 관련해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반박하자 이 대통령이 직접 재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이렇게 얘기해놓고, 뒤에 가서 다른 얘기를 하면 되나”라며 “제가 정치적 색깔을 이유로 누구를 비난하거나 불이익을 줬나. 유능하면 어느 쪽에서 왔든 상관없이 쓰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행정과 정치는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며 “여기는 지휘하고 명령하고 따르는 행정 영역”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없이 강조를 해도 가끔 정치에 물이 너무 많이 들어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직후 SNS에 “단속의 법적 책임은 관세청에 있고 공항은 업무 협조를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기관장을 쫓아내고 다른 사람을 임명하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은 ‘도둑놈 심보’를 언급하면서 공직 사회에도 엄중한 경고를 날렸다. 이 대통령은 “자리가 주는 온갖 명예와 혜택은 다 누리면서도 책임은 다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가진 사람은 “어떤 역할도 부여받아서는 안 된다. 왜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나. 일하기 싫으면 하지 말지”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외화 밀반출 행태를 전수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을 놓고 ‘범죄 수법을 공개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이미 기사 댓글에 다 나오고 있는 건데 뭘 새로 가르치나”라며 “그렇게 따지면 TV 프로그램 ‘사랑과 전쟁’은 바람피우는 법을 가르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성 확인에 실패한 ‘대왕고래’ 유망구조 시추탐사를 실시했던 한국석유공사도 집중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해외 주요 유전의 원유 생산 원가가 배럴당 40∼50달러인 점을 바탕으로 “대왕고래에서 석유나 가스가 나온다고 했을 때 생산 원가는 얼마로 추산했었냐”고 물었다. 이에 석유공사 측이 “변수가 많아서 추정치가 없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계산을 안 해봤다는 것인가. 변수가 많으면 개발을 안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아무 데나 막 파는 것이냐”라고 따졌다.

나윤석 기자, 장석범 기자, 박준희 기자
나윤석
장석범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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