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낮 서울 도심의 각기 다른 공사장에서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해 산업재해와의 전쟁이 또 무색하게 됐다. 지난 7월 생중계된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산재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했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장관)직을 걸겠다”고 했다. “압박도 하고, 겁도 주고, 수사도 해보고, 야단도 쳐보고 했는데, 왜 이런지 모르겠다”는 이 대통령의 하소연처럼, 정부 대책이 실효성이 없는 근원적 이유를 되새겨 봐야 한다.
오후 1시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신안산선 지하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 2명이 구조물에 깔리는 사고가 일어나 1명이 숨졌다. 비슷한 시간대에 송파구 잠실대교 나들목 공사 현장에선 크레인이 쓰러져 1명이 사망했다. 여의도 사고는, 같은 건설회사가 같은 공사 구간에서, 지난 4월에 이어 같은 유형의 사고를 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산재 사망자(1∼9월 기준)는 지난해(443명)보다 3.2%(457명) 늘었다. 50인 이상 업체 사망자는 줄어든 반면, 영세 업체 사망자는 전년 동기 대비 26명(10.4%) 증가했다. 이 정도면 안전규제가 현실성이 없거나 접근 방향이 잘못된 것으로 봐야 한다.
현장에선 인화성 물질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안전모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기업 대상 설문조사에서 정부 종합대책이 예방에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응답 중 ‘사후 처벌에 집중됐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노동자 책임 강화가 없다’는 답변이 뒤를 이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노동자 스스로 사고 예방에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옥죄기가 잘못된 정책으로 드러난 만큼, 노동자 책임성과 안전 인센티브를 동시에 강화하는 접근법도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1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