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문10답 - 국민성장펀드

 

AI·반도체·바이오·에너지 등

30조씩 5년간 국가차원 지원

‘K-엔비디아’에 1호투자 검토

 

내년 국민참여펀드는 6000억

금융사서 3∼4월 투자자 모집

원금 보장하고 6% 배당 설계

 

‘AI 혁신펀드’ ‘K-방산펀드’ 등

기존 정부펀드와 중복 우려도

지난 6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후 경제성장률 저하 등의 위기에 빠진 국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제시한 ‘잠재성장률 3% 달성’의 목표는 인공지능(AI) 전환과 초혁신경제에서 각각 15대 프로젝트를 수립, 추진한다는 계획을 근간으로 한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재정의 마중물이자 기폭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 지난 10일 공식 출범한 ‘국민성장펀드’다. 총 150조 원 규모로 조성될 국민성장펀드는 당장 내년에만 30조 원 이상이 첨단산업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정부가 막대한 정책자금으로 산업을 주도하는 것보다, 민간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지적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사활을 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강하다.

1. ‘국민성장펀드’란 무엇인가?

국민성장펀드는 이재명 정부가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산업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향후 5년간 150조 원을 조성, 투자하는 국가 차원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이다. 당초 지난 8월 이재명 정부의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 발표 당시에는 100조 원 규모로 계획됐으나 9월 10일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 및 토론회’에서 이 대통령이 “어려운 시기 미국과 중국 등의 주요국들이 첨단 전략산업에 대한 국가적 투자 지원을 확대하면서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150조 원으로 확대했다. 펀드 자금은 직접·간접 지분투자, 인프라 투·융자, 초저리 대출 등으로 활용된다. 내년에 우선 30조 원이 각 투자처에 지원될 예정이며 정부는 올 연말 안에 1차 ‘기금운용심의회’를 통해 국민성장펀드 2026년 운용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2. 150조 원이라는 돈은 어떻게 마련되나?

국민성장펀드는 정부보증채권으로 만든 75조 원의 첨단전략산업기금(첨단기금)과 민간자금 75조 원을 합쳐 150조 원 규모로 조성된다. 특히 민간자금 75조 원은 첨단기금과 재정(내년 1조 원 예산)으로 유치할 수 있는 최소 조달 예정 금액으로, 상황에 따라서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또 민간자금 중 일부는 국민참여형 공모펀드를 통해 모집되며 내년에 계획된 모집 규모는 약 6000억 원 수준이다. 기존의 혁신성장펀드·반도체생태계펀드·원전산업성장펀드·AI생태계펀드·회수지원펀드 등 총 4조2200억 원의 정책성 펀드 가운데 3조9000억 원도 이번 국민성장펀드 중심으로 흡수·정비된다.

3. 펀드 가입 대상은?

정부는 정책 성과를 국민과 공유하기 위해 국민성장펀드 내 별도의 국민참여형 공모 펀드를 운영한다. 정부가 후순위 출자 등을 통해 손실 위험을 분담하고, 투자자에게는 일정한 세제 혜택을 제공해 국민들이 첨단 산업 성장의 과실을 안정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4. 예상 수익률은 어느 정도이며, 원금 손실 위험이 있나?

구체적인 확정 수익률은 미정이다. 안정적인 수익 달성을 위해 다양한 보완 장치와 세제 혜택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으로 볼 때, 정부는 재정을 통해 전체 자금의 약 20% 내외를 후순위로 부담해, 투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정부 자금이 먼저 흡수하도록 해 일반 투자자의 원금과 수익을 보호할 예정이다. 안정적 배당을 목표로 하기에 일부 관련 금융 상품은 연 6% 이상의 배당 수익률을 목표로 설계되고 있다. 이와 함께 배당소득에 대해 일반 세율(14%)보다 낮은 9% 저율 분리과세 적용을, 투자 금액에 대해 일정 비율의 소득공제 또는 세액공제 부여를 검토하고 있다.

5. 모인 돈은 어디에 투자하나?

국민성장펀드는 AI·반도체·바이오·로봇 등 첨단 전략산업과 이와 관련한 생태계에 폭넓게 지원될 예정이다. 내년부터 매년 약 30조 원씩 5년간 자금이 공급된다. 지난달까지 지방정부와 산업계·관계부처에서 153조 원(100여 건)이 넘는 투자수요가 접수됐는데 이를 바탕으로 투자처와 산업별 투자금액 배정 등이 정해졌다. 투자처도 베일을 벗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9일 업무보고에서 △K-엔비디아 육성 △국가 AI 컴퓨팅센터 △전남 해상풍력 △울산 전고체 배터리 소재 공장 △충북 전력반도체 공장 △평택 파운드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에너지 인프라 등 7개 1호 투자처를 공개했다. 정부는 펀드 조성 초기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승인해 지원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6. 투자 대상은 어떻게 선정되나?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산업계로부터 투자 수요를 제안받는다. 이미 AI 솔루션, 반도체 공장 증설 등 153조 원 규모의 100여 건이 접수돼 초기 검토가 진행 중이다. 한국산업은행 내 설치된 ‘국민성장펀드 사무국’이 개별 프로젝트의 기술력, 사업성, 정책 부합성 등을 예비 검토한다. 이어 산업계 및 금융계 전문가로 구성된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에서 1단계 실무 심사를 담당하고, 업종별 소위원회(분과)를 둬 개별 투자 건별로 전문적인 심의를 진행한다. 이 같은 투자 심의를 통과한 안건은 부처 간 협의체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논의를 거쳐 ‘기금운용심의회’의 최종 의결로 확정된다.

7. 펀드 난립에 대한 우려도 있던데, 이유는?

국민성장펀드 출범에 대해 유사 산업 분야 성장을 위해 조성한 정책펀드와 중복 투자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2026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에서 “국민성장펀드 조성을 위한 출자사업이 신규로 편성됨에 따라 투자 대상 중첩 및 민간 출자 수요 분산 문제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는 AI 분야에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혁신펀드’와 중복 소지가 있고, 바이오·백신 분야는 보건복지부의 ‘K-바이오·백신 펀드’와 투자 대상이 겹칠 가능성이 크다. 또 미디어·콘텐츠 분야에선 문화체육관광부가 출자한 ‘K-콘텐츠 펀드’와 항공우주·방산 분야에선 우주항공청의 ‘뉴스페이스 펀드’, 방위사업청의 ‘K-방산수출펀드’와 중복될 우려를 제기했다.

8. 기업들에는 어떤 혜택이 있나?

국민성장펀드는 기업에 단순한 ‘자금 공급 창구’가 아니라, 자본조달 구조 자체를 바꾸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규모 설비·인프라 투자는 그간 차입 위주로 이뤄져 재무부담이 컸지만, 펀드를 활용하면 지분투자·프로젝트 금융·초저리 자금을 병행해 부채비율 상승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견·규모 확장 단계(스케일업)에 들어선 기업은 시장성 차입이 어려웠던 증자 단계에서 정책자본과 민간자본이 함께 참여해 자본 확충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메가프로젝트의 경우 규제·인허가·입지·인력 등 정책 지원이 금융과 묶여 제공돼, 기업은 투자 불확실성을 낮추고 장기 투자 결정을 앞당길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개별 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넘어, 투자 실행 속도를 높이는 실질적 혜택으로 평가된다.

9. 펀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기대효과는?

국민성장펀드의 핵심 기대 효과는 민간자본을 끌어내는 ‘레버리지’에 있다. 재정·정책금융이 후순위의 마중물로 참여하면서 동일한 공공재원으로 더 큰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구조다. 이는 단기 경기부양이 아니라, AI·반도체·에너지 인프라 등 생산성 높은 분야에 자본이 장기간 머무르게 하는 장치로 작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자금의 상당 부분을 지역에 배분함으로써 산업 입지와 일자리의 공간적 재편을 촉진한다. 정부는 여러 정책성 펀드를 하나의 체계로 묶어 운용하는 점도 중복 투자와 비효율을 줄여, 성장금융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연쇄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10. 상품 출시 시점과 운용방식은?

국민성장펀드의 1호 투자처는 미정이다. 일반 국민이 가입(투자)할 수 있는 국민참여형 공모펀드는 2026년 상반기 중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는 펀드 운용을 맡을 민간 자산운용사를 선정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다. 운용사 선정 완료 후, 해당 운용사들이 실제 펀드 상품을 설계한다. 이르면 2026년 3~4월경부터 시중 은행 및 증권사 창구를 통해 일반 투자자들이 가입할 수 있는 공모 펀드 상품이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민 기자, 박준희 기자
박정민
박준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