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은 위헌이고, 계엄사령부에 협조하지 말라고 지시한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1년 동안 숱한 사퇴·특검·탄핵 압박 속에서 그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나 ‘사법부’라는 3인칭 간접 화법을 통해 무관함을 표시했을 뿐, 직접 공개하지는 않았던 사실이 내란특검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조 대법원장 등에 대한 불기소 결정문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지난해 12월 4일 0시 40분쯤 대법원 간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계엄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계엄사령부에 연락관을 파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방송 등을 통해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알게 된 대법원 간부들이 출근해 관련 법령을 검토하고, 군 계엄 상황실로부터 인원 파견 요청을 받았을 시점이었다고 한다. 특검은 법원행정처 간부회의도 조 대법원장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봤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5월 당시 대선 후보이던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계엄 동조’ ‘내란 공범’이란 집중 공격을 받았다. 여기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사법부 흔들기 공세까지 겹치면서 친일파라는 모욕을 듣고, 국정감사장에서도 온갖 수모를 당했다. 민주당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오찬을 했다는 가짜뉴스로 공격했고, 조 대법원장을 겨냥해 망신주기 식의 청문회를 열기도 했다.
그런 무도한 공격에도 “(당시 계엄은)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위법이었다”(천 법원행정처장), “사법부는 비상계엄 직후 반헌법적 행위임을 분명히 했다”(5부 요인 오찬 때 조 대법원장)는 말로 대응했다. 그는 “사법부의 재판권은 헌법에 따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신임 법관 임명장 수여식)이라며 사법부 독립성을 지켰다. 계엄에 대한 입장이 선명히 밝혀진 만큼, 갖가지 의혹과 가짜뉴스를 퍼뜨린 여당의 반성과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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