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총무처장도 참고인 조사

통일교 통장·인감도장 관리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통일교 재정 운용 핵심 인물로 꼽히는 고위 간부를 23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24일엔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금품 로비 사실을 김건희특검(특별검사 민중기)에 진술했던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수감 중)에 대한 2차 접견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 통일교 전 총무처장 조모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오전 8시 40분쯤 수행원 없이 홀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모습을 드러낸 조 씨는 ‘정치인 관련 예산을 비용 처리한 적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제 기억에는 없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과 윤 전 본부장이 정치인들과 접촉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조 씨는 윤 전 본부장과 함께 근무하며 통일교의 행정과 재정 실무를 총괄했던 인물로, 윤 전 본부장의 아내이자 통일교 재정국장이었던 이모 씨의 직속 상사이기도 하다. 그는 교단 통장과 인감까지 직접 관리하며 자금 승인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조 씨는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건네진 그라프목걸이 회계 처리에도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업무 특성상 조 씨가 금품로비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조 씨에게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고가 시계의 행방과 전 의원에게 흘러간 금품 흐름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금품로비 지시가 있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한편, 경찰은 24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찾아 한 총재와 윤 전 본부장을 추가 접견 조사한다. 앞서 경찰은 이달 11일(윤 전 본부장)과 17일(한 총재) 서울구치소에서 각각 두 사람을 접견 조사했지만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하지는 못한 상태다. 윤 전 본부장이 특검에서의 진술을 뒤집으며 금품로비 사실을 부인한 가운데, 한 총재도 17일 오전 진행된 조사에서 금품로비 지시 여부를 추궁하는 경찰에 “아무것도 모른다”며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통일교 회계 장부와 물품 구매 내역 등 증거를 바탕으로 접견조사에서 두 사람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노지운 기자, 노민수 기자
노지운
노민수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