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손부족 농촌에 새 희망된 ‘KCC실리콘 전착제’

 

농약에 희석하는 보조제… 농작물서 흘러내리는 것 막아줘

잎에서 오래 머물면서 해충 예방… 농약사용 횟수 줄여

고령농부 작업부담 낮추고 잦은 기상변화 대응 도움

사과·고추 등 표면 매끄러운 과채까지 사용 가능

항공기·사람 등 살포방식에 따라 제품 다양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양평군에서 고추 등 농작물을 재배하는 이정순(여·65) 씨는 올해 농약을 희석하면서 전착제(展着劑)를 처음 사용했다. 전착제는 농약을 뿌릴 때 작물이나 해충 표면에 골고루 퍼져서 잘 달라붙게 하는 보조제다. 이 씨는 “농약이 잎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는 것이 확실히 줄었고, 지난해와 똑같은 농약을 사용했는데도 전착제를 쓴 올해가 병충해 예방 효과가 좋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농약 살포 주기도 길어지면서 결과적으로 횟수도 줄었다. 여러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전착제를 사용한 올해 작물 수확도 지난해에 견줘 30% 이상 늘었다. 이 씨는 내년에도 전착제를 사용할 마음을 먹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추천하고 있다.

최근 농촌에서 고령 농민이 급증하면서 농약 살포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농약 살포의 실질적인 부담은 반복작업에서 비롯된다. 농약을 살포할 때는 무거운 분무기를 메고 밭을 계속 오가면서 작물을 살펴야 한다. 골고루 뿌려지지 않으면 같은 밭을 다시 돌아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농촌 고령화는 가팔라졌지만, 농작업의 기본 방식은 달라지지 않은 게 현실이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한 ‘2024년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농가 인구는 200만4000명으로 전년 대비 8만5000명(4.1%) 줄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70세 이상 농민 비율은 전체 농가의 절반(50.8%)을 넘어섰고,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도 55.8%에 달했다. 이상기후 등 새 변수가 늘어난 와중에 줄어든 인력으로 더 많은 일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

◇실리콘, 일상적 소재에서 농업 해법으로 확장= 통상 실리콘은 욕실과 주방용품으로 익숙한 소재다. 반도체·자동차·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축적된 기술은 농업 분야로도 확장됐다. 최근 실리콘이 농약 살포 보조 기술로 보급돼서다. 농약에 섞어 사용되는 ‘농업용 실리콘 전착제(계면활성제)’가 대표적이다. 농업용 실리콘 기술을 기반으로 농사에 특화된 보조제를 개발·공급하고 있는 곳은 ‘KCC실리콘’이다. KCC실리콘은 실리콘 상업화 이후 범용 제품 중심이었던 사업 구조를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넓혀왔다.

농업용 실리콘 전착제 기술은 KCC 자회사인 글로벌 실리콘 전문기업 ‘모멘티브’가 유기실리콘 분야에서 쌓은 연구 성과를 발판으로 발전했다. 모멘티브는 1985년 농업용에 특화된 유기실리콘 슈퍼 스프레더를 선보이면서 농약 살포 시 약액 확산과 부착 방식을 개선하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KCC실리콘은 2019년 모멘티브 인수 이후 이 같은 기술 자산과 연구 성과를 승계해 농업용 실리콘 솔루션 적용을 이어가고 있다. 농업용 실리콘 전착제는 농약 성분이나 효능을 변화시키는 제품은 아니다. 살포된 약액이 농작물 잎 표면에서 어떻게 퍼지고 머무르는지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보조제다. 물방울의 거동 변화는 살포 결과 안정성으로 직결돼 기상 변화가 잦은 환경에서 작업 결과 편차를 줄이는 걸 돕는다.

최근 농업인구가 고령화되자 농사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농업용 실리콘인 전착제가 보급된 가운데 KCC실리콘이 제품군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사진 왼쪽은 농약을 재래식으로 뿌렸을 때 잎 표면에 16%가량 남아있는 모습이다. 반면 전착제 실웻(Silwet)을 사용해 농약을 뿌리면 최대 90%까지 넓게 퍼지고 흡수도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 KCC실리콘 모멘티브 자체 실험 결과
최근 농업인구가 고령화되자 농사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농업용 실리콘인 전착제가 보급된 가운데 KCC실리콘이 제품군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사진 왼쪽은 농약을 재래식으로 뿌렸을 때 잎 표면에 16%가량 남아있는 모습이다. 반면 전착제 실웻(Silwet)을 사용해 농약을 뿌리면 최대 90%까지 넓게 퍼지고 흡수도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 KCC실리콘 모멘티브 자체 실험 결과

◇자원 낭비를 줄이는 농업 기술= 자원 사용 측면에서도 이점이 많다. 기존 살포 과정에서는 잎에서 흘러내리거나 바람에 날리는 농약이 적지 않았다. 실리콘 전착제를 적용하면 이 같은 손실을 줄여, 동일한 작업에서도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자원을 줄일 수 있다. 모멘티브에 따르면 전착제를 병용한 살포 조건에서 물과 농약 사용량이 기존 대비 낮아진 사례들이 확인됐다. 일부 작물과 환경 조건에서는 물과 농약 사용량을 각각 최대 60%, 50%까지 감소한 사례도 나왔다. 단 이 같은 결과는 농작물 종류, 기상 환경, 살포 방식 등 사용 조건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농업 현장 적용 범위는 넓어지고 있다. KCC실리콘의 전착제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은 사과·배 등 과수류부터 고추·엽채류, 벼까지 폭넓다. 잎이나 과실 표면이 매끄럽거나 살포 조건이 까다로운 환경에서도 적용 범위가 넓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장 수요에 맞춰 확장되는 실리콘기술 포트폴리오= KCC는 실리콘 사업 강화를 통해 산업·전자·소재 전반에 걸친 기술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왔다. KCC실리콘은 이 같은 토대 위에서 다양한 응용 분야에 맞춰 실리콘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농업용 제품 라인업도 현장 요구를 반영해 구성됐다. ‘실웻(Silwet)’ 시리즈는 물방울의 표면장력을 낮춰 농작물 잎 표면에 넓게 퍼지도록 돕는 고확산 전착제다. 항공 방제나 대규모 농지 관리 환경에서 활용된다. ‘애그로스프레드(AgroSpred)’는 사람이 직접 살포하는 작업 환경을 고려해 설계된 제품이다. 다양한 장비와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확산과 부착을 지원한다. ‘쌔그(SAG)’ 시리즈 소포제는 거품으로 인한 작업 중단을 줄여 살포 과정의 연속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KCC실리콘 관계자는 “농업용 실리콘 전착제는 농업 방식을 바꾸기보다는 기존 작업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기술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반복 작업을 줄이고 자원 낭비를 낮추는 동시에 작업 결과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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