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씨의 각종 비리를 수사한 민중기 특검의 수사 기한(지난 28일)이 끝나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된 3개 특검 수사가 종료됐다. 3개 특검이 동시에 가동된 적이 없는 데다 최대 규모의 수사진과 최장 기간 수사에 들어간 예산만 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요란하게 진행됐지만, 성과는 기대 이하다. 내란 특검은 27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검찰 수사를 벗어나지 못했고, 순직 해병 특검은 33명을 기소했지만 구속은 1명에 그쳤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 성과가 미미한 것은 물론 특검 자체가 또 다른 ‘특검’의 수사 대상으로 거론될 지경이다.
문제는, 끝난 게 아니라 또 여당 주도의 새 특검이 기다린다는 점이다. 민중기 특검은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이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수사하지 않다가 최근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통일교 게이트’로 비화했다. 통일교가 한일 해저터널 등 자신들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야당은 물론 여당 정치인들에게 로비를 했다는 증언과 증거가 드러나고 있다. 야당은 통일교의 여야 정치인에 대한 불법 정치자금 후원과 민 특검의 편파 수사 의혹을 다룰 특검법을 발의했다. 그러나 여당은 편파 수사 의혹은 빼고 신천지의 윤석열 전 대통령 선거 지원 의혹을 넣어 ‘통일교·신천지의 정치권 유착 및 비리 의혹 특검법’을 30일 올해 마지막 본회의서 처리하겠다고 한다. 야당은 또 속수무책 당할 판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새해 1호 법안은 2차 종합 특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3개 특검의 수사 대상 중 미진하다고 판단되는 14개 사건을 모아서 최장 5개월 동안 수사할 수 있는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은 이미 발의됐고, 이것을 12월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는 내년 1월 8일까지 통과시키겠다는 취지다. 내년 6·3지방선거 직전까지 가동되면서 야당의 유력 출마자 흠집 내기에 활용될 수 있다. 관봉권·쿠팡 상설특검도 이미 가동 중이다. 검찰을 대체할, 여당 휘하 ‘특검청(廳)’을 신설해 번번이 입법하는 번거로움을 피하자는 비아냥까지 나오는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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