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안 인터뷰
황정근 관장이 말하는 국회도서관 역사
장서 조사중 1951년 책 발견
내년 3월 영구기증식 열기로
‘민주주의의 정보 무기고(THE INFO-ARSENAL OF DEMOCRACY)’.
황정근 국회도서관장은 지난 4월 만든 명함에 영어로 이 문구를 넣었다. “국회도서관의 정의”와 부합한다고 판단했던 것. 황 관장은 인터뷰에서도 “끊임없이 좋은 정보를 알리는 것이 우리 역할이자 국회도서관의 의미”라고 했다. 황 관장이 이 문구를 찾아낸 것은 지난해 12월 31일 국회도서관장 취임 직후 우연히 접한 미국 역사학자이자 사서인 시드니 디치온의 칼럼에서였다. 디치온은 칼럼에서 도서관을 ‘민주주의의 무기고(Arsenal of Democracy)’라고 칭했다.
황 관장은 국회도서관에서 디치온의 저서도 찾아냈는데, ‘민주적 문화의 무기고(Arsenals of a Democratic Culture)’라는 책이었다. 19세기 후반 미국 공공도서관 발달사를 정리한 책이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책 안쪽에 ‘미국 공보원 대여(THIS IS A LOAN BOOK FROM USIS)’라는 고무도장이 찍혀 있었다. 1951년 국회도서관 설치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존 무초 주한 미국대사가 국회도서관에 대여했던 미국 원서 중 하나였던 것이었다. 황 관장은 곧장 대대적 장서 조사를 지시했다. 인원 10명을 투입해 조사한 끝에 미국공보원 대여 도장이 찍힌 도서 700권을 찾아냈다. 이 700권은 최빈국이던 한국을 선진국으로 성장시키는 마중물이 됐다는 게 황 관장의 평가다.
황 관장은 “우리가 이만큼 성장한 만큼 책을 돌려주겠다고 미국대사관에 연락했다”며 “대사관에서 그러지 말고 행사를 열자고 하더라”고 말했다. 국회도서관은 내년 3월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가 참석하는 도서 영구 기증식을 열 계획이다.
취임 1주년을 맞은 황 관장은 법조인 출신이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1983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서울고등법원 판사,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부장판사, 대법원 부장재판연구관 등을 역임했다. 이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법무법인 소백 대표변호사로 활동했고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 등을 지냈다. 황 관장은 “의원과 보좌진이 필요한 자료를 찾아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법조에 있을 때와 하는 일이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정지형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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