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식 주필
불확실성 극도로 커질 2026년
與는 폭주하고 야당은 무기력
중도층 40%는 묵묵히 관망 중
참회 없는 野 외연 확장은 공허
이대로면 6·3 선거 참패 예고
인물교체 세대교체 서둘러야
희망찬 새해 덕담을 주고받는 때이지만, 안타깝게도 불안이 낙관을 압도하는 현실 속에서 2026년을 맞았다. 국내적으로는 민주화 세력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진다. 출범 7개월 된 이재명 정권은 이미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을 흔들고, 권력형 범죄 수사 역량이 뛰어난 검찰을 폐지하고 ‘정치 검찰’ 같은 특검을 맘대로 창설하며, 이젠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을 저해할 법적 장치까지 마련했다. 경제의 기관차인 기업의 발목을 잡거나 시장경제를 왜곡할 법률과 정책을 쏟아내고, 북한 핵무기는 외면한 채 4대 세습에도 나선 세계 최장·최악의 독재 체제에 굽실거린다.
세계적으로는 제2차 세계대전 뒤 80년 동안 평화와 번영을 이끌고, 대한민국이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설 사다리 역할도 해준 국제질서가 붕괴한다. 인공지능(AI)은 이미 모든 분야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인간처럼 기능할 AGI(범용 AI)는 이 대통령 임기 말인 2030년까지 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며칠 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CES 2026은 이런 현실을 새삼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어제는 역사(history) 오늘은 선물(present) 내일은 미지(mystery)’라는 격언처럼 미래는 늘 불안하지만, 2026년은 특히 심각하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무질서와 불확실성에 잘 대처해야 한다. 방향감각과 무게중심을 잃으면 한순간에 변화 격류에 휩쓸려 떠내려간다. 무엇보다 정치가 중요하다. 정치의 타락과 무능은 나라를 망치고 결국, 국민을 못살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의도 정치는 암담하다. 여당은 위헌적 입법 폭주를 계속할 태세다. 이를 견제해야 할 야당은 무기력하다. 정치가 이 지경이 된 데는, 연이은 탄핵 사태에도 제대로 참회하지 않는 야당의 책임도 무겁다. 대통령이 탄핵되면 10년 정도는 집권하지 못하는 게 정상이다. 그래도 정권 탈환을 꿈꿀 수 있는 것은 더불어민주당 세력의 역량과 비전이 국민 기대에 크게 미달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정치적 열세를 만회할 기회는 수시로 찾아온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외압, 인사 복마전을 암시하는 ‘현지 누나’, 사퇴한 여당 원내대표의 기막힌 행태, 공천 헌금을 사실상 자백한 대화록, 전재수 전 장관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장경태 의원의 성추행 시비, 최민희 의원의 딸 결혼식 논란, 이춘석 의원의 국회 본회의 도중 주식 차명거래 파문, 문재인 정부 때보다 못한 부동산 정책, 기득권 노조 편들기로 더 가팔라진 청년 취업 절벽 등 국민을 열 받게 하는 일들이 1일 1건 식으로 터진다.
이런데도 야당 지지율은 밑바닥이다. 지도부 책임이 무겁다. ‘윤 어게인’을 외치더니 그대로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고 한다. 당원 게시판 논란을 침소봉대해 ‘내부의 적’ 척결에 열심이다. 2018년 민주당에서 있었던 ‘혜경궁 김씨’ 소동을 베낀 듯하다. 누가 진정성을 믿겠는가. 정당의 목표는 집권이고, 선거 승리 가능성은 정당의 존립 근거다. 현 지도부는 ‘넝쿨째 굴러 들어오는 호박’도 챙기지 못한다. 정국 분수령이 될 6·3 지방선거가 5개월 앞이다. 달포 뒤 설 연휴까지 승리의 희망을 만들지 못하면 대표부터 자리에 연연해선 안 된다.
여당은 경북지사 빼고 다 이길 것이란 자신감까지 보인다. 물론 그럴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국민이 현명하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실시된 서울대 한국사회과학자료원과 조선일보의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정당 신뢰도는 7.8%, 국회 신뢰도는 12.2%에 불과했다. 부동층 또는 중도층은 여전히 40% 수준이다. 여론조사 전화도 잘 받지 않고 묵묵히 정치를 지켜보는 이들의 선택에 승패가 달렸다.
정치의 ‘파괴적 혁신’이 절실하다. 보수정치 쪽 사정이 더 급하다. 한국식 이름(구창선)도 있을 정도로 한국을 사랑하는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가 주창한 이 이론은, 기업을 정당으로 바꾸면 정치에도 들어맞는다. 지배적 기업(정당)은 거대한 기존 시장(지지층)을 의식해 혁신적 기술(혁신 아이디어)을 알고도 적용하지 못하지만, 변방 기업(비주류)은 자유롭게 혁신을 구사함으로써 판세를 뒤엎게 된다는 것이다. 과감한 세대교체와 인물교체, 이게 한국 정치, 무엇보다 절체절명의 보수정치가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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