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해동의 미국 경제 읽기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석유 전쟁’이 재연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사태의 근본적 원인에도, 미국 공격의 배후에도 석유를 둘러싼 패권 다툼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70~1980년대까지만 해도 우호적이었던 미국과 베네수엘라 관계가 무너진 것도 석유 때문이었다. 1999년 2월 좌파 성향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베네수엘라는 엑손모빌 등 미국 대형 석유회사가 개발해온 최대 유전지대인 ‘오리노코 벨트’ 등의 석유 사업을 완전히 국유화했다.

미국으로서는 ‘눈 뜨고 코 베인 격’이었다. 그 뒤 양국 관계는 일부 변화는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회복될 수 없었고, 미국에서 ‘초강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가 시작되자 악화일로를 걷다가 결국 이번 사태를 맞게 된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확인된 매장량(Proven Reserves)’ 기준으로 원유 매장량 세계 1위 국가다. 확인된 매장량이란 90% 이상의 가능성으로 석유를 추출할 수 있는 매장량을 말하는데, 석유 전문 조직 간에도 추정치가 다소 다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2025년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은 약 3030억 배럴이며, 대부분 아스팔트처럼 매우 끈적거리고 점성이 강한 ‘초중질유(Extra-heavy crude)’로 알려져 있다.

베네수엘라 사태 이후에도 국제 원유 가격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원유 매장량은 많지만 시설 노후화 등으로 하루 생산량이 109만8000배럴(2025년 2월 기준) 수준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많은 양의 돈을 빌려준 중국 등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태 이전에도 베네수엘라산 석유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다는 얘기다.

기업인 출신이고 실리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공격한 이유도 석유 확보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원유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노후된 시설 개선 등을 위해 많은 시간과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국 석유회사가 석유 시설 개선 작업 등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시설 등에 대한 공격이 발생할 경우 미국과 세계 경제에 ‘대형 악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해동 기자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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