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대통령은 걸어 다니는 한국 대표 모델이자 세일즈맨이다.”
국내 한 기업인이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나라의 대표 문화를 만들기 위해선 청와대와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언급한 말이다. 국제 무대에선 이미 각국 정상들이 자국 제품이나 브랜드를 들고 소개하는 행위가 경제 외교의 연장 선상이자 자국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통용되기도 한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산 ‘샤오미폰’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뒤 SNS에 게시해 화제에 올랐다. 해당 휴대폰은 지난해 11월 경북 경주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당시 시 주석이 이 대통령에게 선물한 제품이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연출에 대해 시 주석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세일즈 대통령’으로서의 면모는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제기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해 말 기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14.6%)로 삼성전자의 아성을 위협하는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실제 온라인상에선 “대한민국 대통령이면 시 주석에게 삼성 휴대폰을 선물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이 국내 산업을 위협하는 중국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등과 같은 댓글이 달렸다.
세일즈 대통령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타국 정상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해외 순방 시 항상 자국 항공기 에어버스 성능을 강조하고 판매 계약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2023년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당시에는 중국 항공사가 에어버스 160대를 구매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아제르바이잔 등 분쟁 국가에 자국 무장 드론을 적극 판매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시 주석과 갤럭시 폰으로도 기념사진을 찍었다면 점유율 1% 안팎인 ‘한국 스마트폰 무덤’ 중국에서 K-스마트폰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준영 기자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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