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워인터뷰 - 오세훈 서울시장
李정권 실정 계속 되는데 중도·무당층 보수로 못 끌어들여
체제전쟁 매몰되니 전진 못해… 국힘, 지금도 늦었다
탄핵남발이 빌미됐어도 계엄은 잘못… ‘尹 단절’ 분명히 해야
경선룰 ‘당심 7 대 민심 3’도 황당… 여론 도외시하는 것
인터뷰 = 김만용 전국부장, 정리 = 전세원 기자
오세훈(64) 서울시장은 직설적인 표현을 피하는 정치인이다. 순리에 따르는 것을 선호한다. 마음에 안 들어도 좀처럼 싫은 소리는 공개적으로 하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서도 “시간을 주자”는 입장이었다. 적토마의 해인 병오년(丙午年) 벽두, 오 시장이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범보수 대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래서 오 시장의 쓴소리는 5개월 뒤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수도권 정치인들의 속 타는 심정을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인지 장 대표는 7일 비상계엄에 대해 거듭 사과하고, 이제는 과거가 돼버린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시사하는 당 쇄신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여론은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아무리 ‘입법독재’를 하더라도, 민주당 정치인들이 비리와 구설수에 연이어 휘말려도 국민의힘을 용서할 조짐이 없어 보였다. 정치적으로 보면 여권의 실책은 야당에 큰 호재인데도 불구하고 지금의 보수 정당은 아직도 비상계엄과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 그리고 한동훈 전 대표와 관련한 ‘당원게시판’(당게) 논란 같은 내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 시장이 촉발한 야당의 혁신안이 여론의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오 시장과의 파워인터뷰는 지난해 12월 30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장 대표가 혁신안을 발표한 이날 오전에도 오 시장을 만나 속내를 들을 수 있었다.
―연초부터 국민의힘에 비상계엄 사과를 강하게 요구한 배경은.
“이재명 정권의 입법독재, 부동산 실정, 민주당 국회의원의 비리 행태가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데, 국민의힘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체제전쟁에 매몰되어 소수를 추구하는 정당 운영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민생을 감동 있게 챙겨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추억을 버리지 못하니까 앞으로 전진할 수가 없다.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당은 입법, 민생, 선거 모든 면에서 힘을 가질 수 없다. 정당이 신뢰를 얻고 미래를 제시할 수 있어야 이재명 정부를 압도하며 지방선거를 치러낼 수 있다. 이런 말을 할 기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시간이 촉박하다. 국민의힘을 외면하는 중도·무당층이 40%나 된다.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의 실정을 외면하고 있는 이런 분들을 보수의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도 늦었다고 생각한다.”
―장 대표가 당 쇄신안을 발표했는데 적절하다고 보나.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기로 선언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선언에 그치지 않고 당 운영에 이러한 방향이 계속 담보되는 것을 국민들은 엄중한 시선으로 지켜볼 것이다. 이런 국민적 기대에 계속 부응해야 한다.”
―사전에 교감한 게 있었나.
“장 대표를 만나서 계엄문제를 논의했을 때 받았던 인상은 ‘나하고 생각이 같다’는 것이었다. 이걸 확인했기 때문에 믿었던 것이다. 단계론과 스케줄을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는 고민스러운 지점일 것이다.
“그래도 단절해야 한다. 국민의힘에 부담일 뿐이다. 아무리 민주당의 탄핵 남발이 빌미가 됐어도 계엄이라는 정치적 유산을 안고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이 지방선거부터라도 스스로 단절해 승리의 교두보를 만들어주는 게 도리다.”
―장 대표의 혁신안엔 ‘지역과 대상에 따라 당심 반영 비율을 조정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애초 지방선거 경선 룰을 ‘7대 3(당심 대 민심)’으로 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국민께 드리는 당의 메시지가 전혀 득이 안 되는 방향으로 작동했다. 일반 민심을 70% 반영한다고 해도 국민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그런데 당심을 70%로 한다면 여론을 도외시하겠다는 메시지다. 잘못된 방향이다. 지금 당장 지방선거를 한다면 매우 어려울 것이다. 대변신을 해도 이길까, 말까다. 서울 25개 자치구도 대거 위태롭다. 만약 개혁신당이 서울시장, 시의원, 구청장 후보를 공천하면 서울은 전패한다. 경기도 등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결국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같이 갈 수밖에 없지 않나.
“당이 해야 할 역할이다. 국민의힘이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개혁신당과의 공조나 연대는 매우 어렵다. 정치는 명분을 갖고 움직인다. 오세훈과 이준석 개인의 친소 관계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를 위해선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은 분명히 이뤄져야 한다.”
―이혜훈 전 의원이 이재명 정부로 떠나자 장 대표는 거꾸로 ‘당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바라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노림수에 당이 부응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방선거에 개입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동의하나.
“혐의가 농후하다. 이미 시작하셨다. 구정 홍보용으로 만든 구청의 여론조사(정원오 성동구청장에 대한 구민 지지율 97%)를 인용하면서 일 잘한다고 한다. 특정 주자를 당내 경선을 앞두고 띄우는 건, 굉장히 파격적이고 노골적인 지원이다.”
확장재정은 소리없는 증세… 이혜훈 지명, 총알받이 의도
‘통합’ 포장했지만 반복땐 공작정치… 도 지나치면 역풍 분다
난 명태균 피해자… 이번엔 ‘명태탕’ 끓이기 쉽지 않을 것
민주 ‘오만의 발호’… 부동산·세운지구 개발도 이데올로기 개입
캐지않은 노다지 강북 도약 사명… 한강버스 4계절 뒤엔 안착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잘하고 있다고 보나.
“문제가 많다고 본다. 제일 큰 문제가 돈 풀기다. 이 대통령의 방향은 선명하다. 돈을 풀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가 살아나는 듯한 착시현상을 일으키려는 것이다. 올해 예산안에서 잘 나타났다. 이 전 의원을 새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지명하는 것을 보면서 돈을 풀어도 많이 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전 의원을 데려간 이유가 뭘까.
“총알받이를 시키는 거다. 앞으로 이혜훈이 악역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전 의원이 착각하면 안 된다. 전문성을 높이 평가한 게 아니다. 이 전 의원은 확장재정을 반대하는 사람인데, 그 소신을 지킬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확장재정은 소리 없는 증세다. 모든 물가를 올린다. 그런 상황은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부디 우리 국민들이 지혜롭기를 바란다. 다 정도가 있고, 상식이 있다. 한두 번 좋게 국민통합으로 포장할 수 있겠지만 반복되면 공작정치다. 국민은 절대 바보가 아니다.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역풍이 분다.”
―민주당이 5년 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소위 ‘생태탕’을 끓였듯, 이번엔 ‘명태탕’(명태균 씨 관련 의혹)을 끓일 텐데.
“명태탕 끓이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수사가 끝나서 밝혀진 사실이 있다. 명 씨는 우리도 속였다. 가짜 조작 여론조사를 우리에게 팔아먹었다. 우리도 피해자다. 본인도 인정한다. 공소유지 자체가 힘들 것이다. 민주당에서 물어볼 때마다 명쾌하게 답할 것이다.”
―민주당이 입법 독주 속에 ‘허위정보 차단법’이라고 포장된 정보통신망법을 제정했다.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언론의 자유 침해는 분명히 위헌 판결이 날 것이다. 나도 가짜뉴스 피해를 많이 본다. 유튜브가 확대 재생산한다. 그런데 이를 정통 언론이 걸러줘야 한다. 더구나 언론이 사설 등으로 의견표명을 하는 것까지 개입하는 것은 언론 자유의 침해다.”
―민주당 의원들의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다시 ‘위선’이나 ‘내로남불’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위선과 내로남불이기도 하면서 ‘오만’이다. 이렇게 해도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는 오만의 발호다.”
―이재명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후 오 시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예언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 가격이 문재인 정부 시절 오름세를 추월해 껑충 뛰었다. 이 대통령은 ‘대책이 없다’고 했는데.
“대책은 있다. 그런데 정부가 안 하려고 한다. 서울에 유휴부지가 없기 때문에 정부는 정비사업,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에 속도를 내도록 최대한 도와주면 된다. 시장에 신뢰가 생기면 주택가격이 안정화된다. 보통 주택단지를 새로 지을 때 100가구가 허물어지면, 200∼500가구가 늘어난다. 신규 주택에 사람들이 들어가고 구축에 빈자리를 채우면서 수많은 주택공급 생태계가 마련된다. 얽혀 있는 실타래를 풀면 공급에 대한 확신을 국민께 드릴 수 있다. 그것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입장이 정부에서 나와야 부동산 시장에서 신뢰가 형성될 텐데, 10·15 대책 때문에 올 스톱될 판이다.”
―국토교통부가 반응은 있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이 되면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지위양도(분양권전매)가 금지된다. 정부는 이걸 못 풀어주겠다고 한다. 대출제한도 못 풀어준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임대시장과 전·월세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린다. 그러면 전세가 월세로 바뀌고 월세 가격은 올라간다. 이사가 전부 막힌다. 이사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달라고 국토부에 전하는데 부정적이다. 공급계획만 발표하면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 정부는 유휴부지를 많이 확보하겠다는 건데 최소 10년 이상 걸린다. 부동산 시장이 믿겠나. 그 전에 정권이 바뀌는데. 국토부 하는 거 보면 답답하다. 이러니 부동산 가격이 안정될 리가 있나.”
―문재인 정부도 그렇고, 이재명 정부도 그렇고, 왜 민주당이 정권과 시정을 잡으면 부동산 가격이 오르나.
“이데올로기가 개입됐다. 민주당 정부는 공공주도의 물량 확보를 강조한다. 그런데 공공주도는 속도가 늦고 물량이 극소수다.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신규 주택을 짓고 재개발·재건축으로 공급하면 민주당 지지성향이 국민의힘으로 바뀐다는 고정관념에서 못 벗어난다는 의심이 든다.”
―서울시장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종로와 을지로를 보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시장 집무실 내 종로 세운지구의 슬럼화된 건물 사진들을 가리키며) 저 사진들을 보면 피눈물이 난다. 저게 현실이다. 1970년대 사진 같지만 지금 있는 그대로다. 피눈물이 안 나겠나.”
―세운지구 복합개발이 느닷없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종묘) 경관 훼손 우려로 발목이 잡히고 있다. ‘정치’가 개입됐다고 보나.
“그렇다고 본다. 정치가 아닌, 행정의 눈으로 바라보면 못하게 할 이유가 없다. 저렇게 종묘 앞이 방치됐다. 종묘 앞에 고층건물이 들어서는 게 아니다. 왜 초고층 건물 짓는다고 모함하나. 국가유산청과 일부 언론이 초고층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초고층이 없다. 50층 이상(200m 이상)이 초고층이다. 50층 이상인 건물이 없다.”
―강북 전성시대를 강조하고 있다. 그 배경은.
“서울 강남·북의 균형발전은 절체절명의 과제다. 처음 시장이 된 민선 4기부터 나는 강남·북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 동대문운동장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 재탄생했다. 2009년엔 서울시가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를 최초로 도입해서 법제화까지 했고, 전국으로 퍼지게 했다. 이 때문에 성동구 성수동의 삼표레미콘 부지가 미래업무지구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강북지역 주민의 40년 숙원 끝에 첫 삽을 뜬 광운대역 물류부지 개발, 교통허브이자 랜드마크가 될 동서울터미널 개발 등 강북의 지도를 바꾸는 일들을 연이어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강북은 캐지 않은 노다지 같다. 강북의 도약은 미래 서울로 전진하는 마지막 퍼즐이자 서울시가 반드시 완수해야 할 사명이다.”
―그 중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은 참 쉽지 않은 사업이었을 텐데.
“앞서 말했듯 사전협상이라는 새 제도 덕분에 상당히 큰 변혁적인 개발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과거 같으면 특혜 의혹으로 1보도 전진이 안 됐을 것이다. 사전협상으로 특혜 조짐을 없애고 개발이익 중 6000억 원을 공공 환수해 지역 발전을 위해 쓴다. 성수동 발전이 어느 구청장의 작품으로 포장되고 있지만 서울시가 주로 해왔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물론, 구청장도 함께 노력했지만.”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큰 자부심을 갖고 ‘성수동’이라는 책을 썼다.
“우리는 아무 소리 안 하고 있다. 이것만 말하겠다. 내가 재임하는 동안 서울시의 준공업지역인 문래동과 성수동을 살리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서울시는 두 지역의 재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다 풀었다. 만약 규제 완화가 없었다면 지금의 문래동과 성수동은 없었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중에서 유독 정 구청장에겐 부드럽게 대한다.
“당적이 다르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을 본인의 생존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이 있다. 어깃장을 놓거나, 함께 일을 해놓고는 잘 안 되면 시민과 시장 탓을 하고, 잘되면 모두 자기 덕분이라고 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 구청장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정 구청장은 오 시장이 디테일이 부족하다고 한다.
“구청 사업이 수백 가지라면 서울시의 사업은 수천 가지다.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다.”
―한강버스는 앞으로 어떻게 되나.
“한강버스는 유람선보다 2배 빠르다. 한강이라는 공공재를 한강 주변에 있는 사람만 누려야 하나. 누구나 3000원만 내고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관광용으로만 할 거라면 더 비싸게 받아야 한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해서 시민들이 우울할 때, 주말에 가족과 함께 즐기시라고 대중교통화한 것이다. 이게 욕을 먹을 일인가. 지금 일어나는 것은 사업 초기에 벌어질 수 있는 시행착오다. 한 달에 몇만 명이 타면 여론이 다 바뀐다. 4계절이 지나면 안착이 될 것이다.”
―올해부터 쓰레기 직매립이 금지됐는데.
“마포구 상암동에 건립할 ‘광역자원회수시설’(공공소각장) 재판의 2심 결과가 다음 달 중순에 나오는데, 서울시가 승소하면 바로 착공할 수 있다. 관련 예산을 국비와 시비 3대 7 비율로, 국비는 5억 원 수준으로 편성했는데 지역구 의원인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깎았다. 공공소각장을 짓기 위한 ‘마중물’이었는데 지난 2024년에는 국회 상임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깎았고, 올해 예산도 지난해 상임위에서 삭감했다. 이 사실이 기사로 알려지면 정 대표가 좋아할 것 같다.”
■ 서울 ‘글로벌 톱5’ 눈앞
일본 모리기념재단의 세계도시 종합경쟁력지수(GPCI)는 글로벌 48개 대표 도시를 대상으로 평가한다. 2009년 12위였던 서울은 2012년 6위까지 올라서게 된다. 하지만 2018년부터 서서히 밀리더니 2020년 8위까지 떨어졌으며 이후 반등에 성공해 2024년, 2025년 연속으로 다시 6위로 복귀하게 됐다. 5위인 싱가포르와는 근소한 차이(5점)여서 이르면 올해 중 글로벌 톱5 도시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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