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6일 리창 국무원 총리와의 오찬에서 “올해를 한중관계 전면 복원의 원년으로 삼고, 되돌릴 수 없는 흐름으로 공고히 하려고 한다”고 밝혔는데, 같은 날 중국은 일본에 대해 ‘이중용도 물자’ 수출 금지라는 강경한 보복 조치를 발표하고 즉각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중·일 충돌의 직접적 계기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는 일본 존립 위기 사태’ 발언이지만, 오는 13∼14일 방일(일본 언론 보도)을 앞둔 이 대통령에게는 외교적 부담이 커지게 됐다.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모든 이중용도 물자의 대일 수출 금지 조치’엔 군사용으로도 쓰일 수 있는 희토류 및 전략 광물, 반도체, 배터리 원료 등이 포함된다. 2010년 센카쿠 갈등 때의 희토류 제재보다 광범위한 데다 3국을 통한 우회 거래 차단까지 명시해 한국에도 파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상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지도자가 대만해협에 대한 (일본의) 무력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의 군사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모든 물자’ 등의 표현을 사용해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철회를 압박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5일 신년 회견에서 중국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번 중국 조치에 대해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대응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 대통령에게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설 것”을 주문하고 항일 역사 등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이 일본 방문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 중국과 미국 등도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지정학적으로 분리될 수 없는 한·중·일 사이에는 다양한 현안이 존재하지만, 경중을 혼동해선 안 된다. 중국은 한미일 안보·경제 협력의 약한 고리인 한국에 대해 강온 양면 전술을 구사하면서 이를 더 약화시키려 한다. 국익 차원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이간 전술에 휘둘리지 않을 역량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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