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인사이드

 

기초수급자·차상위계층 대상

한파특보 발령 때 무료 서비스

지난 2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 있는 ‘장성그랜드사우나’에서 한파 취약계층인 A 씨가 목욕하기에 앞서 안내문자를 목욕탕 관계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 있는 ‘장성그랜드사우나’에서 한파 취약계층인 A 씨가 목욕하기에 앞서 안내문자를 목욕탕 관계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글·사진 = 전세원 기자

“매서운 찬바람이 부는 날에는 목욕탕이 제일 따듯합니다.”

새해 첫 평일이었던 지난 2일 최저 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내려가는 매서운 한파가 전국을 집어삼키자, 서울 동작구 주민들은 이날 새벽부터 노량진동에 있는 ‘장성그랜드사우나’로 몰려들었다. 특히 쪽방촌 등에 거주하는 탓에 한파에 취약한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속하는 어르신들이 눈에 띄었는데, 이들은 안내데스크에서 신분증과 안내문자를 제시한 뒤 명부에 이름을 적고 목욕탕에 들어갔다.

이날 목욕탕에서 만난 신대방동 주민 A 씨는 “새해를 맞아 말끔히 씻고 온탕에 들어가니 한파도 피하고 피로도 풀리는데 찜질방에서 몸을 지지고 있으니 집에서 씻을 때보다 훨씬 개운하다”면서 “가격부담이 없으니 앞으로 자주 올 생각”이라고 밝혔다. 노량진 2동에 사는 B 씨는 “한파 때마다 구청에서 카카오톡 알림이 와서 빠짐없이 목욕하러 온다”고 말했다.

한파특보(주의보·경보)가 발령됐던 지난해 12월 2∼3일 99명, 12월 25∼28일엔 344명의 취약계층 주민들이 이곳에서 무료로 목욕한 것으로 파악된다. 12월 31일과 1월 1일에도 각각 140명과 162명이 방문하면서 이 목욕탕은 ‘한파대피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상도동 주민 C 씨는 “샤워와 난방시설이 열악한 곳에 사는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목욕탕 관계자 이영곤 씨는 “우리 목욕탕은 24시간 운영하는 곳이어서 심야 시간이나 공휴일에도 한파를 피하려는 주민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오는 3월 15일까지 한파특보가 내려지는 날에 서울 시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주민들은 신분증과 안내문자 등을 지정목욕탕에 보여주면 찜질방을 포함해 무료로 목욕을 할 수 있다. 목욕비는 서울시가 ‘재난관리기금 구호계정’을 활용해 전액 부담하고 있다. 종로·중구·용산·성동·성북·은평·관악·동작·영등포 등 서울시 9개 자치구 내 18개 목욕탕이 지정돼 있으며, 서울시는 한파대피 목욕탕 사업에 참여할 자치구와 목욕탕을 수시로 모집하고 있다.

다만 서울시가 지정 목욕탕과 사후 정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상 주민은 이용 대장에 부득이하게 이름을 적어야 한다. 사후 정산하는 과정에서 서울시는 한파특보가 발령되지는 않았지만, 폭설·강풍 특보 등 한파로 판단할 수 있는 날씨에 주민들이 목욕탕을 이용해도 비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주민들 외에도 구청장이 보기에 목욕비 지원이 필요한 주민이라고 판단이 되면,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지원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

전세원 기자
전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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