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글 = 문호남 기자
경희궁 공원 나무에 누군가 남긴 “괜찮아”라는 글씨가 있습니다. 2023년 봄부터 2025년 겨울까지 계절이 여러 번 바뀌는 동안, 글씨는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봄의 나무는 새싹을 틔웠고, 여름에는 울창하게 자라 그늘을 내주었습니다. 가을이 오자 잎들은 길 위에 쌓였고, 겨울에는 온몸으로 눈을 맞아냈습니다. 그 나무를 지나던 사람들은 잠시 멈춰 서서 마음속으로 같은 말을 떠올렸습니다. “괜찮아”.
괜찮다는 그 말은 누군가에게는 위로였고, 누군가에게는 약속이었으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늘 하루를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글씨는 나무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습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그 글씨는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말없이 서 있는 나무는 그 모든 마음을 받아들인 채, 2026년의 첫 계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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