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본, 서울고검서 업무 착수

 

사건들 공소시효 종료 가능성

특검출범·종교탄압 논란 산적

첫 출근한 김태훈 본부장

첫 출근한 김태훈 본부장

통일교·신천지 등 종교단체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 본부장에 임명된 김태훈(왼쪽) 서울남부지검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된 사무실에 처음 출근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통일교 등 정교유착 비리 수사를 위해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출범한 가운데, 김태훈 본부장이 8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의혹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이 이날 합수본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고검 청사로 처음 출근하면서 통일교·신천지 등 종교단체가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할 검·경 합수본이 본격 가동됐다.

김 본부장은 이날 출근길에 “본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검·경이 (합수본을) 구성한 만큼 서로 잘 협력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통일교와 신천지 중 수사 우선순위가 있는지를 묻는 질의에 “아직 검토 중”이라며 “차차 논의해가겠다”고 답을 아꼈다. 모두 47명 규모로 꾸려진 합수본은 서울고검·서울중앙지검에 설치됐다. 합수본 실무진은 우선 서울고검 14층 대강당에 마련된 공간에서 이날부터 업무에 착수했다. 아직 내란특검의 공소유지 인력 일부가 서울고검 청사에 남아 당분간 합수본과 내란특검이 한 건물에 머물 전망이다.

합수본은 먼저 통일교의 전·현직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로비 의혹에 초반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해당 의혹의 ‘키맨’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 번복으로 수사가 지연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수사 초기 강제수사 등을 통해 물증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본부장의 진술에 따르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한 시점이 2018년으로 추산돼 정치자금법 위반 공소시효(7년)는 이미 지났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하지만 합수본이 대가성을 입증할 경우 공소시효가 보다 긴 뇌물죄로 의율할 수 있어 이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라 친여권 성향인 김 본부장 중심으로 합수본 구성이 이뤄진 만큼 여당을 향한 수사가 미진하거나 한계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문제는 김건희특검에서 통일교의 불법 정치자금 관련 수사를 하면서 야당 의원들은 기소하면서 여당 의원들은 기소나 이첩 없이 뭉갰다는 데에서 시작됐다”며 “여당 수사를 수박 겉핥기식으로 한다면 똑같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관련 특검법을 추진 중인 만큼 합수본이 과도기 역할에 그칠 수 있다는 회의적 시선도 있다. 종교단체의 정치 후원·개입을 어디까지 처벌할지에 관한 논란과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 역시 수사 과정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후민 기자, 노민수 기자
이후민
노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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