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의 지난해 11월 개막식에 참석한 덕수이씨 충무공파 종회 이종학 회장.
글·사진=인지현 기자
“현충사 수장고에 보관돼 있던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亂中日記)’ 진본 7권 전부가 외부 기관에 대여된 건 처음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관으로 옮겨진 장군의 유물들에는 고난의 길 속에서도 오직 나라와 백성을 생각했던 선조의 정신이 담겨있어요. 벌써 11만 명의 관람객이 전시를 찾아 이를 느끼고 가셨다니 후손으로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립중앙박물관의 광복 80주년, 충무공 이순신(1545∼1598) 탄신 480주년 기념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 지난해 11월 개막식에 참석해 전시를 직접 둘러본 덕수이씨 충무공파 종회의 이종학 회장은 문화일보에 최근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유물 훼손 등의 우려가 있어 그동안 다른 기관의 요청을 거절해 왔지만 이번에는 유물의 소유권자인 15대 종부와 종회 어른들이 결정한 것”이라며 “다른 유물인 이순신 장검을 보면서는 나라를 생각하며 전장에 섰던 장군의 모습을 관람객들이 생생하게 그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오는 3월 3일까지 이어지는 전시는 이순신 관련 전시로는 최대 규모로, 전시 유물이 국보 6건(15점), 보물 39건(43점)을 포함해 총 258건(369점)에 달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서울 나들이를 한 종가 소장 주요 유물만도 20건 34점이다. 유물을 위임받아 보관해온 국가유산청 현충사관리소 측은 “과거 난중일기 중 1∼2권씩 외부에 대여된 적은 있지만 7권 전부 나간 기록은 없다”고 확인했다. 난중일기 외에도 이순신의 편지를 묶은 ‘서간첩’, 선조 임금에게 올린 보고서(장계)를 묶은 ‘임진장초’ 등을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주요 유물이 총망라된 것은 이순신 장군이 지닌 전쟁영웅으로서의 면모는 물론, 인간적 모습까지 입체적으로 조명하기 위함이다. 길이 197.5㎝의 이순신 장검에는 “석 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하가 두려워 떨고(三尺誓天 山河動色), 한 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산하를 물들이도다(一揮掃蕩 血染山河)”라는 뜻의 이순신 친필 글씨가 여전히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그런가 하면 난중일기에는 인간적인 고뇌와 아픔, 전쟁의 한가운데서도 잃지 않은 서정, 가족을 향한 애틋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박물관이 공들여 준비한 전시인 만큼, 관람객의 호응도 뜨겁다. 박물관에 따르면 전시가 개막된 지난해 11월 28일부터 지난 7일까지 누적 관람객 수는 11만363명을 기록했다. 박물관 측은 “최근 2년간 개최한 박물관의 한국 문화재 전시 중 가장 많은 관람객 수를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4년부터 열린 ‘탕탕평평’ 전(4만4605명), ‘고려 상형청자’ 전(8만3219명), ‘새나라 새미술’ 전(9만9411명)의 기록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전시는 설 연휴 이후까지 이어져, 관람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은 관람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인간 이순신을 말하다’ 강연 및 토론회도 준비 중이다. 오는 16일 박물관 교육관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박물관 큐레이터, 역사학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작가, 영화감독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참석해 이순신의 여러 면모를 조명할 예정이다.